케이블과 덤핑 경쟁 '경영 악화' 우려…콘텐츠 차별화가 과제 오는 3월 1일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사장 황규환)가 개국 1주년을 맞는다. 100개 이상의 다채널·양방향 TV 시대를 열겠다며 화려하게 출범했으나, 스카이라이프 1년은 순탄치 않았다. 케이블TV와의 차별화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가입자를 늘려보려고 신규 가입자에게 위성안테나와 셋톱박스 값을 한 푼도 안받는 혜택까지 주고 있으나 이런 출혈경쟁은 적자액만 더 늘려가고 있다.
현재 스카이라이프 가입자 수는 58만 가구. 그러나 케이블TV와 가입자 유치경쟁 과정에서 무리한 '출혈 세일'을 하고 있다. 작년 10월 입주한 '한국 최고가(最高價) 아파트' 타워팰리스 주민들은 스카이라이프 설치비용 8만8000원을 면제받고 월 시청료도 3개월 면제받았다. 이 지역 케이블 방송 관계자는 "스카이라이프의 '폭탄 세일' 때문에 우리도 설치비(6만원 가량) 무료에 6개월 시청료 면제 판촉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스카이라이프는 중계유선과도 손잡고 가입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경기 일산지역 중계유선업체인 N방송은 최근 "스카이라이프를 무료로 설치해주고, 시청료도 절반까지 깎아주겠다"며 판촉에 나섰다. 이 업체는 위성에 가입하지 않은 가구에도 애니원TV, 제3영화, 스카이바둑 등 위성 채널들을 불법 송출하고 있다. 이런 '마구잡이식' 가입자 유치는 결국 경영악화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작년 스카이라이프의 적자액은 1162억원. 이 때문에 "셋톱박스와 안테나 무료설치만으로도 적자가 너무 커져 '2005년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스카이라이프의 최대 난제는 "케이블 TV와 별 다를 게 없다"는 것. 현재 위성 TV 채널 93개 중 57개가 케이블에도 방송되는 채널이다. 게다가 올해부터 인기채널인 수퍼액션(옛 OCN액션)과 투니버스, 홈CGV 등이 위성에서 무더기로 빠져나오면서 시청자들 불만도 커졌다.
시청자들의 또 다른 불만은 위성으로 MBC와 SBS를 시청할 수 없다는 것. KBS 1TV, 2TV가 현재 위성으로 방영중인데 그나마 KBS 2TV를 위성으로 방영하는 것은 방송법상 '불법 방영'이어서, 그간 방송위원회로부터 7차례에 걸쳐 1억2500만원의 과태료도 부과받았다. 스카이라이프는 법원에 이의신청과 함께 헌법소원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송종길 책임연구원은 "케이블 TV와 차별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만이 위성방송이 살아남는 길"이라면서 "케이블과 이해관계가 상충되지 않는 수익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현우기자 hwha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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