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유전 소유권을 둘러싼 쿠테타로 내전에 휩싸인 나이지리아. 무차별 살육이 자행되는 광기의 현장에서 외국인 철수작전을 위해 워터스가 이끄는 최정예 특수부대 네이비씰이 파견된다. 하지만 레나 켄드릭스 박사만 구출하면 끝날 줄 알았던 단순한 임무는 반정부군의 출현으로 예상치 못했던 위험과 직면하게 된다.

레나의 환자 중에 숨어있던 전 대통령의 유일한 후계자, 그를 노리는 반정부군의 추격이 점차 거세지는 가운데 워터스 일행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즉각 철수하라는 상부의 최종 통보를 받는다. 워터스와 레나 일행의 위치를 파악한 반정부군은 대규모 병력을 동원한 총공격을 감행하는데... 명령으로 주어진 임무만 수행하고 살아남을 것인가, 목숨을 걸고 자신이 선택한 임무를 수행할 것인가? 이제 워터스가 선택한 최후의 길은...



◈관련기사

나이지리아 내전을 소재로 미국 네이비씰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 <태양의 눈물>은 <블랙호크 다운>이나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연상시킬 정도로 실전을 방불케하는 긴박한 상황과 리얼한 영상을 담고 있는 전쟁 영화라 평가할만하다. 한데 실제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활약상(?)을 매일 뉴스의 생생한 화면을 통해 확인하고 있는 지금의 우리로서는 허구의 일개 전쟁 영화(할리우드에서 이 영화를 기획할 당시만 하더라도 전쟁에 대해 예측하지는 못했겠지만)가 실감날 리 만무하다. 영화의 스토리는 매우 단순하다. 브루스 윌리스를 포함한 그의 대원들이 위기에 처한 미국인 여의사를 구출해 나오려 하지만, 일이 꼬여 대원 대부분이 죽거나 다치는 악전고투 끝에 결국은 임무를 완성한다는 내용.

이와 같이 <태양의 눈물>이 할리우드의 영웅주의적 장르의 컨벤션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영화라는 점에서 흥행적 요소는 모두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전시에 억지스러운 이야기 진행과 어설픈 반전은 오히려 걸림돌이 되었다. 그나마 2시간의 런닝타임을 지루하지 않게 이끄는 힘을 지닌 포커페이스 브루스 윌리스가 존재하기에 영화는 중심을 잃지 않는다. 그동안 강직한 이미지로 미국의 대표적인 액션 히어로로 군림해온 그이기에 이번 영화에서 브루스 윌리스가 맡은 네이비씰의 리더 워터스는 더욱 믿음직스러워 보인다는 말이다. 그러나 닥터 리나 켄드릭스를 연기한 모니카 벨루치의 캐스팅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여러 편의 영화에서 그동안 섹시한 이미지를 주로 선보여왔던 그녀가 마치 생전의 오드리 헵번을 연상시키듯 아프리카 오지에 뛰어들어 자원 봉사로 분한 모습은 어딘가 모를 어색함을 드러낸다(혹, 그녀가 입고 있는 겉옷의 단추를 한 개만 더 채웠더라면 조금은 덜 어색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연출을 맡은 안톤 후쿠아는 이번 작품에서 캐릭터 간의 고도의 심리 묘사를 통해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를 이끌어낸 전작 <트레이닝 데이>와 같은 치밀함은 보여주지 못한다. 그는 대신 스필버그가 <쉰들러 리스트>에서 선보였던 가진 자의 휴머니즘을 통해 만회하려는 듯 하다. 영화는 미국 특유의 경찰 국가 다운 면모를 과시하다가도, 흑인 대원이 난민들을 보며 '저들도 나의 동족인걸요'라고 백인 상관에게 건네는 대사 한 마디를 통해 최소한의 휴머니티를 이끌어낸다. 또 영화 내내 부하들의 지원 요청을 무시하며 냉혹하기만 하던 함장이 영화 마지막에 가서야 부상당한 자신의 병사를 직접 부축해가며 눈곱만큼의 휴머니즘을 발휘하는 장면에서 영화는 절정에 달한다.

<태양의 눈물> 은 자유의 땅과 지옥의 땅의 경계가 민망할 정도로 너무나 명확하다. 주인공들의 접선 지역인 카메룬은 마치 천당이나 되는 것처럼 묘사되어 있고, 나이지리아의 반군들은 마치 악마를 연상시키는 것 같다. 네이비씰과 함께 카메룬 국경으로 도망나온 나이지리아 대통령의 외아들은 마치 <브레이브 하트>의 멜 깁슨을 연상 시키듯 손을 치켜 들고는 '자유'라고 외치고는 다 함께 기쁨에 겨워 덩실덩실 춤을 춘다. 그러나 과연 그 메아리가 그들에게 있어 진정한 자유로 느껴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