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가면서 바람 끝이 제법 매서워지기 시작했다. 아직 단풍은 중부지방을 지나 남쪽으로 내려가고 있지만 강원 산간지방에는 벌써 눈발이 분분하게 날렸고 한때 대설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강원 일대의 스키장에는 개장을 앞두고 벌써부터 인공 눈만들기 작업이 시작됐단다.

아직 남녘 땅에는 늦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단풍행락의 시간이 남긴 했지만 곧 마땅한 여행지를 찾기 어려운 때가 된다. 단풍은 늦었고 겨울은 이른 탓이다. 이럴 때 찾아가볼 만한 곳들이 바로 지자체의 축제다. 가을철 축제가 죄다 단풍이나 농산물 수확 축제 일색이라면 초겨울에는 찬바닷물에 탱글탱글 살이 오른 해산물 먹을거리 축제와 초겨울 하늘을 가득 메우는 철새축제다. 단풍여행을 행락보다는 가볼 만한 지자체 축제를 뽑아봤다.


# 강원 속초 양미리축제

은빛 양미리의 계절이 돌아왔다. 속초항 양미리 부두에서 오는 21일부터 12월7일까지 제3회 ‘속초 양미리축제’가 열린다. 이즈음 강원 속초, 강릉, 고성 등 동해안 항·포구마다 물항장에는 그물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양미리를 따내느라 분주하다. 양미리는 한때 ‘싸구려 생선’으로 소비자들은 물론 어민들에게도 홀대 받았지만 최근 들어 불포화지방산과 필수아미노산은 물론 칼슘과 철분이 풍부한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양미리는 산란기를 맞은 이즈음이 최고의 맛을 낸다.

올해 속초 양미리축제에서는 양미리 외에도 다양한 해산물 먹을거리를 직거래하고 김장용 젓갈과 채소류를 판매하는 상설매장도 마련되는 것이 특징. 체험행사도 충실하게 준비됐다. 축제기간중 토·일요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열리는 무료 양미리 조업현장 체험은 물론이고, 갓 잡아올린 싱싱한 양미리를 석쇠에 올려 소금을 뿌려가며 즉석에서 구워먹는 시식체험부터 양미리 껍질 벗기기, 양미리 엮기 등의 체험행사가 축제기간 내내 열린다. 속초시청 해양수산과 033-639-2735

# 전남 보성 벌교 참꼬막축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갯벌의 참꼬막은 탱글탱글 살이 오른다. 참꼬막의 주산지는 단연 전남 보성군 벌교. 매년 벌교에서 개최하는 ‘벌교참꼬막 축제’가 올해는 14일부터 16일까지 벌교읍 제일고교와 여자만 대포리 갯벌에서 열린다. 벌교 제일고 운동장 상설무대에는 갓잡아 삶아낸 꼬막과 파전, 막걸리가 무료로 제공되고 꼬막 삶기, 녹차시음, 도예처험 등의 행사도 곁들여 열린다.

또 꼬막까기 대회와 꼬막 요리경연대회도 함께 개최된다. 대포리 갯벌에서는 꼬막채취철이면 장관을 이루는 ‘꼬막 널배’를 타는 모습도 지켜볼 수 있다. 갯벌달리기와 널배타기 체험 행사도 마련돼 있다. 상설 판매장에서는 꼬막은 물론이고 오이, 배, 어성초, 참다래, 유기농쌀 등 벌교의 특산물이 모두 선보인다. 벌교읍 인근의 식당들에서는 꼬막을 주재료로 갖가지 요리를 만들어 차려 내놓는 맛깔스러운 꼬막정식도 맛볼 수 있다. 061-850-5602

# 군산세계철새축제

국내에서 철새를 앞세운 가장 경쟁력 있는 생태축제가 바로 군산 세계철새축제다. 올해는 19일부터 23일까지 금강하구 철새조망대와 금강호 일원에서 열린다. 금강하구에 몰려드는 철새 중에서 으뜸은 수십만마리의 가창오리떼. 해질무렵 나포면 십자뜰의 강둑에 서서 서해의 붉은 낙조를 배경으로 일제히 날아오르며 군무를 펼치는 가창오리떼의 모습을 대하면 온통 하늘을 뒤덮는 장대한 모습에 감동이 밀려온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가족과 함께 떠나는 철새여행’. 올해 축제프로그램은 철새와의 만남, 체험의 장, 이해의 장 등으로 나뉘어 구성했다. 특히 올해 축제는 일회성 이벤트 행사를 대폭 줄이되 철새들을 관찰할 수 있는 탐조투어를 대폭 보강한 것이 특징이다. 또 습지체험, 금강어도 관찰 등 생태체험은 물론이고 농촌체험 프로그램들도 충실하고 주한외국인과 각국 대사 가족들도 대거 초청해 국제적인 행사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063-453-7213~4

# 창원 주남저수지 철새축제

경남 창원시는 오는 14일부터 17일까지 동읍 주남저수지 일원에서 ‘제2회 주남저수지 철새축제’를 개최한다. 주남, 동판, 산남 등 3개 저수지로 이루어진 주남지는 ‘살아있는 자연사박물관’이라고 불릴 정도로 생태계가 잘 보전된 지역. 드넓은 습지에 가시연, 물억새 등 다양한 수초들이 자생하고 있으며 재두루미와 노랑부리저어새를 비롯한 천연기념물 20여종과 환경부 멸종위기종 50여종 등 150여종의 다양한 철새가 몰려드는 명소다.

주남지 철새축제의 프로그램은 생태체험과 농경문화체험 등으로 구분해 진행된다. 저수지 인근 람사르문화관과 생태학습관에는 습지생태와 수생생물, 철새 등의 생태를 보여주는 사진과 표본 등이 전시된다. 또 망원경 등 탐조장비 등을 비치해 갖가지 철새에 대한 해설을 들려주고 생태사진 촬영이 등도 이뤄진다. 055-212-4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