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가볼만한 자연휴양림

날씨가 맵싸한 겨울이 되면 아버지는 으레 판자를 자르고 굵은 철사를 대 썰매를 만들어주셨다. 물을 댄 얼어붙은 논바닥을 쌩쌩가르며 아이들은 볼이 빨개지도록 신나게 얼음을 지쳤다. 돌멩이에 걸려 넘어져 나뒹굴어도 마냥 즐거운 겨울이었다. 이제 아버지가 된 그 아이는 비닐포대자루를 얼어붙은 논 바닥에 얹고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보지만, 거친 얼음은 썰매를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땀에 흥건히 젖은 셔츠에선 더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숲 속에선 겨울이 한창이다. 투박한 나무썰매는 수십년의 시간을 통과한 듯아이들을 태우고 얼음 위를 지친다. 쌉쌀한 나무냄새가 살아있는 겨울 숲 속에서 옛추억을 곱씹어보는 것도 좋겠다.

▶운문산 겨울휴양림

경북 청도군은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듯 깨끗한 자연과 공기가 숨쉰다. 비구니스님들의 수행도량 운문사가 자리한 운문면은 겨울철 휴양림으로 특히 유명하다.

운문산자연휴양림은 수목의 겨울나기를 관찰하는 숲 해설과 나무볼링, 투호, 게이트볼 등 즐길만한 가족놀이가 많지만 특히 여름철 물놀이장으로 사용하던 계곡에서 얼음을 타고 내려오는 얼음썰매가 겨울정취를 맛보기엔 제격이다. 얼음썰매타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계곡 위로 10여m 올라가 경사면을 타고 내려오는 비닐포대썰매와 날이 박힌 나무썰매 양쪽에 줄을 달아 손잡이를 만든 얼음썰매가 그것이다.

또래 아이들이 여럿이라면 작은 나무 통 안에 화살을 던져 넣는 투호놀이나 나무 공을 던져 나무 핀을 쓰러뜨리는 나무볼링도 좋다. 팽이와 팽이채가 있다면 얼음 위에서 팽이 돌리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운문산자연휴양림은 매주 토,일요일 오전 10시에 숲 해설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조릿대군락이 있는 숲길을 산책하며 휴양림 내에서 자라는 70여종의 수목을 관찰하고 옛날 숯가마터도 돌아볼 수 있다. 각종 나무들의 겨울눈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문의: 054-371-1323

▶대관령자연휴양림

대관령자연휴양림은 1988년 국내 최초로 조성된 자연휴양림이다. 특히 금강송숲은 1920년대 사람이 씨를 뿌려 조성한 최초의 소나무 숲으로, 산림청에서 3대 아름다운 숲’으로 꼽을만큼 그 모양새가 아름답다. 동해의 일출과 숲, 눈이 빚어내는 천혜의 풍광 이외에도, 다양한 볼거리가 특징이다. 황토집과 물레방아, 숯가마터, 오죽헌과 양떼목장, 소금강이 부근에 화려하게 펼쳐져있다. 자연휴양림 내에 왕복 2㎞ 구간의 완만한 등산로가 펼쳐져있어 가족과 함께 가벼운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문의: 033-641-9990 :

▶덕유산 자연휴양림

덕유산자연휴양림의 상징숲은 숲속에 들어가면 나무가 햇빛을 볼 수 없을 만큼 빽빽이 들어서있어 ‘흑림’이라고 불린다. 한 겨울의 잣나무와 낙엽송에 쌓인 눈이 그림 같은 절경을 연출한다. 자연적으로 눈이 많이 내리고, 인근에 무주리조트가 있어 겨울 스포츠를 즐기기엔 안성맞춤이다. 휴양림에서 4㎞쯤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무주구천동 계곡과 나제통문, 적산산성 등 관광명소가 즐비하다. 덕유산휴양림 내에서도 눈썰매타기 및 팽이치기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문의: 063-322-1097

▶강원 홍천 삼봉자연휴양림

삼봉자연휴양림 내에 있는 삼봉약수는 위장병과 피부병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김빠진 사이다처럼 약한 탄산감이 느껴진다. 부정한 사람이 마시면 약수물이 흙탕물로 변한다는 전설이 전해지기도 한다.

겨울이 길고 눈이 많이 오는 강원도 산골의 특성을 살려, 2006년부터는 썰매타기와 팽이치기, 눈발구 타기, 설피 신고 눈위로 걷기 등 다양한 겨울놀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문의:033-435-8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