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레저의 대명사인 패러글라이딩(paragliding)은 중력에 맞설 수 있는 이른바 `공중부양(空中浮揚) 놀이`다. 그 이름은 낙하산(parachute)과 행글라이딩(hang gliding)에서 한 글자씩 빌려 만든 합성어로,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이름만 봐도 원리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의외로 단순하다.

산등성이에 있는 활공장에서 패러글라이딩을 메고 뛰면 일단 50%는 성공이다. 단 한 번도 타보지 않은 초보자가 뛴다면 추락이 확실하니 교관과 꼭 함께 탈 것을 권한다.

어려운 용어를 아주 쉽게 풀면 패러글라이딩 원리는 다음과 같다.

◆ 낙하산과 행글라이더의 절묘한 결합

= 이륙은 맹금류인 콘도르가 절벽에서 뛰는 것과 같다. 일단 적당한 바람(초속 1~6ｍ)이 불면 전방으로 달리면서 좌석(하네스ㆍharness) 좌우에 붙어 있는 줄뭉치를 잡아당긴다. 단 이때에는 날개(캐노피ㆍcanopy)를 머리 위로 들어올리고 양팔을 만세 부르듯 벌린 뒤 모아야 더 많은 바람을 날개에 불어넣을 수 있다.

점프를 하면 장비는 공중에서 바람에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오른쪽으로 가고 싶다면 오른쪽 줄뭉치를, 왼쪽으로 가고 싶다면 왼쪽 줄뭉치를 잡아당기면 된다. 이는 날개에 달린 공기 순환 구멍을 줄을 당겨 막으면서 조정하는 이치다. 바람을 정면으로 받으면서 나는 원리는 유체역학의 핵심 법칙인 `베르누이 법칙(Bernoulli`s law)`에 숨어 있다. 날개인 캐노피는 윗면(상판)이 둥글고 아랫면(하판)은 비교적 평탄한데, 정면에서 바람이 불면 윗면이 더 넓기 때문에 바람 속도는 면적이 좁은 아랫면이 더 빨라진다.

즉 압력이 높은 아랫면이 윗면을 떠받치면서 양력(揚力)이 발생하고 이 힘으로 패러글라이딩은 중력을 이기고 공중에 뜰 수 있는 셈이다. 양력은 길이 10ｍ에 무게 5.6~10㎏ 날개 하나로 무려 120㎏의 거구도 띄울 수 있는 괴력을 보인다. 따라서 패러글라이딩을 조정하는 파일럿이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다. 착륙은 두 다리에 달린 줄을 활용해 브레이크를 걸듯 움직이면 된다.

물론 주의사항도 많다.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지만 실전은 즐거운 비명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조종줄을 당기고 놓고 하는 과정은 경험을 통해 숙달되기 때문에 이론만 익힌 비행으로는 맨땅에 처박힐 확률이 높다.

진정한 패러글라이딩 고수는 눈에 보이는 바람만을 이용하지 않는 게 아니라 보이지도 않는 열 상승풍(thermal)을 찾아내 이용하니 그 노하우는 하늘과 땅 차이일 것이다. 능력에 따라 최대 3시간도 비행이 가능하다고 하니 패러글라이딩 고수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 45만원이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어

= 패러글라이딩은 어떻게 실력을 평가할까.

경기 대회는 정밀착륙 방식과 크로스컨트리, 애크러배틱이 있다. 정밀착륙이란 동심원을 그려 놓고 중심원 가까이에 착지하는 사람을 우승자로 선정하는 경기고, 크로스컨트리는 정해진 지점을 누가 더 빨리 돌아오는지 평가하는 게임이다. 또 애크러배틱에서는 말 그대로 묘기를 겨룬다. 이달 초 열린 제1회 춘천월드레저경기대회에서는 정밀착륙 방식과 함께 스피드플라잉을 종목으로 선정했다. 스피드플라잉은 스키 회전경기처럼 기문을 정해 두고 누가 더 빨리 돌아 착륙하는지를 겨루는 방식이니 참고하자.

국내에는 약 5000명에 달하는 동호인이 있다. 연령층은 30대 중반 이상이라고 한다.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사단법인 활공협회(www.khpga.org)를 꼭 참고하자. 패러글라이딩뿐 아니라 행글라이딩에 대한 정보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이곳에는 전국에 있는 25개 패러글라이딩 스쿨을 확인할 수 있어 유용하다. 만약 이론도 모르는 초보자가 홀로 나는 단독 비행까지 성공하려면 패러글라이딩 스쿨에서 하루 3시간씩 3~4일 교육받으면 가능하다고 한다. 교육비는 보통 45만원 안팎이다.

예컨대 대한패러글라이딩스쿨(www.para1009.com)은 6개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입문, 초급, 중급, 고급, 선수 과정에 2인승 조종사 과정까지 다양하다. 입문은 1개월 10회 이상 비행에 40만원으로 저렴한 편이고, 2인승 조종사 과정은 전문가 양성 코스다 보니 100만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다.

인천에 있는 블루호크(bluehawk.co.kr)도 과정은 비슷하다. 특히 기초과정이 유명한데 50만원(하루 참가비 별도)에 8주간 배울 수 있다. 1주에는 패러글라이딩 이론을, 2주에는 지상연습을, 3주에는 기체 적응 연습, 4주에는 저고도 비행연습을 배울 수 있다. 5주부터 8주까지는 이륙부터 중고도 비행을 익힐 수 있는 코스다.

또 클럽을 통해 실전도 익힐 수 있다. 활공협회는 클럽을 파일럿(프로 3급) 이상 자격을 보유한 5명 이상 인원이 결성한 비행 동호인 단체로, 스쿨은 지도조종사 2인 이상이 교육기관으로 등록해 각 단계를 지도할 수 있는 교육단체로 정의하고 있으니 홈페이지를 참고하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