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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프랑스 마르세이유 앞바다 보드 위에 서서 파도를 헤쳐 나가는 무리가 나타났다. 모두 무릎을 구부린 채 긴 막대를 젓는 모습이다. 대체 이들은 누구이며 무엇을 하는 것일까?

오래 전 하와이. 섬과 섬 사이를 오고갈 때마다 헤엄 쳐 가야 하는 데에 지친 원주민들. 좀 더 수월하게 이웃 섬을 갈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던 그들이 생각해 낸 것은 보트였다. 통나무를 태워 물에 뜰 수 있는 물건을 만들어 이동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던 것이다. 거기에 방향을 잡고 물을 젓기 위해 긴 막대도 만들었다.

이러한 하와이 원주민들의 아이디어를 새롭게 재해석한 사람들이 5월14일 프랑스 마르세이유에 나타났다. 통나무 보트는 근사한 보드로 막대기는 패들로 바뀌었지만 서서 노를 젓는 모습은 그 옛날 하와이 원주민과 똑같다. 이들은 자신들이 즐기는 이 레포츠를 ‘스탠드 업 패들 보딩’(Stand Up Paddle Boarding)이라 불렀다.

‘스탠드 업 패들 보딩’, 이름 그대로 보드 위에 서서 패들로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간단하게 말해 서핑과 카약카누를 동시를 즐길 수 있는 레포츠다. 미국에서 시작된 이 레포츠가 요즘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시쳇말로 ‘대세’라고 하는데 생소하기만 한 이 레포츠에 열광하는 이유는 과연 뭘까.

스탠드 업 패들 보드의 강점은 이동성이다. 부력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일반 보드보다 부피는 두꺼운 편이지만 3.5-4m 길이에 무게는 10kg 안쪽으로 차량에 실어 충분히 이동이 가능하다. 또 서핑 보드보다 넓이도 넓어 균형 잡기도 어렵지 않고 패들을 이용하여 조정하므로 추진력도 있다. 서핑 경험이 없어도 몇 시간 연습 후 탈 수 있다고 하니 해양 스포츠 초보자에게 딱이다. 무엇보다 강, 호수, 바다 등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즐길 수 있다는 데 높은 점수를 받는다.

이런 매력으로 미국과 프랑스,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 새로운 해양 스포츠로 떠오르고 있는데 영국에서는 팀을 나눠 축구 경기처럼 경기를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스탠드 업 패들 보딩을 즐긴다. 무엇보다 잔잔한 물 위에서 즐기는 스포츠라 남녀노소 누구나 가능하며 특히 계속 서서 패들을 저어야 하므로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어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실력을 겨루고 친목을 다지는 대회도 자주 있으며 오는 18일 타히티에서 세계 대회도 열린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단계인데 스탠드 업 패들 보딩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인터넷 카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