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한파와 폭설로 전국 스키리조트들이 즐거운 비명이다. 슬로프에 천연 눈이 쌓이자 스키·스노우보더들이 속속 몰려들고 있는 것.

올해는 시즌 시작도 빨랐다. 지난 11월 2일 용평리조트와 휘닉스파크가 일찌감치 문을 열었고, 같은 달 중순에는 강원랜드 하이원리조트와 주인이 바뀐 웰리힐리파크(옛 성우리조트)가 ‘무한질주’ 팡파르를 울렸다.

이어 엘리시안강촌리조트와 지산리조트, 곤지암리조트 등

경기권 스키장들도 일제히 오픈 대열에 합류했다.

스키리조트들이 이번 시즌 개장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신경 쓴 부분은 안전·편의시설 확충과 우수한 설질 유지로 압축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슬로프 운영시간을 연장하거나 티켓 발권절차를 줄이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각 스키장들의 달라진 모습을 살펴본다.

용평리조트의 가장 큰 변화는 골드슬로프의 조기 오픈. 마니아층이 두터운 이 슬로프는 그동안 부족한 적설량과 제설능력 한계로 조급한 스키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할 때가 많았다. 다행히 이번에는 시즌 초반 전격적으로 문을 연 것. 12월 7일 현재, 초급에서 최상급까지 모두 11개의 슬로프를 운영 중이다. 최신형 제설기를 투입하는 등 각고의 노력 때문이라는 것이 스키장 관계들의 설명이다. 이 리조트 홍보팀 정성연 씨는 "그동안 메가그린이나 레드 등 베이스캠프에서 가까운 슬로프 제설에 우선순위를 뒀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시즌 초반 마니아들이 많이 찾는 골드슬로프 제설에 가장 먼저 인력과 장비를 투입했다. 특히 팬타입 제설기 보강으로 골드슬로프 오픈을 앞당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슬로프 운영시간 1시간 연장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비발디파크 발라드와 곤지암리조트, 양지파인리조트 슬로프에서 스키·스노우 보더들이 질주 하는모 습.

이와 함께 국내 최대 광폭슬로프 메가그린 좌측(산 방향 기준)에 위치한 터레인파크(각종 구조물을 설치한 슬로프)인 '드래곤파크'도 편의성과 안전성을 최대한 살렸다. 즉 파크 사이즈를 30% 확장, 보더들이 리프트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파크 진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파크 내에는 키커 12개, 박스와 레일 10개 이상을 보강 설치해 초보자들도 안전하면서도 짜릿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슬로프 중반에 위치한 듀얼키커의 경우 상급자와 초급자가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난이도를 적절히 배치했다.

올해로 5번째 겨울시즌을 맞는 서브원 곤지암리조트의 업그레이드 내용은 크게 4가지. ‘미타임패스 이용시점 확대’, ‘정설시간 단축 스키운영시간 확대’, ‘스키장비 렌탈 시스템 리뉴얼’ ‘스키 컨시어지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이 편안하고 여유로운 스키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스키운영시간 확대를 위해 정설·제설장비 추가 도입 등 다양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를 통해 시즌초반 집중 제설과 시즌중반 보강제설시간을 대폭 단축, 슬로프 운영시간을 1시간 더 늘린다는 것. 이에 따라 오후 늦게 스키장에 도착한 고객들도 원하는 시간에 보다 편리하게 야간스키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계 올림픽코스 체험 슬로프 개방

또 미타임패스 이용시간을 기존 매표소 구입시점에서 리프트 게이트 통과시점으로 바꾼 것도 큰 변화 중 하나. 따라서 고객들이 이용시간에 맞춰 매표소에서 발권하던 불편함 없이 사전에 구매한 후 당일 사용에 한해 언제든지 자유롭게 스키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비발디파크 스키월드 역시 이번 시즌 슈퍼파이프와 모글, 프리스타일 코스 등 ‘익스트림파크’를 대대적으로 리뉴얼했다. 이를 통해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또 일일권 발권매표소 증축으로 대기시간을 최소화했다. 즉 신설매표소 창구 4개를 포함해 총 51개 창구로 대기시간이 대폭 줄어들게 됐다. 특히 발권 안내 강화를 통해 고객대기 시간 지연을 해소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스키보관소 확장, 렌탈부츠 청결유지용 덧신 30만 켤레 제공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에서 승용차로 40분대 거리에 위치한 양지 파인리조트는 크리스마스 이브와 연말연시에 유명 힙합가수를 초청해 ‘파인 FUN FUN 페스티벌’ 공연을 펼친다. 이와 함께 특히 최근 경제상황을 고려해 렌탈 요금을 동결했으며, 리프트와 렌탈을 동시에 발권 받을 경우 요금 30% 할인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엘리시안 강촌스키장은 올해 100억 원을 들여 스키하우스 리모델링 공사를 대대적으로 벌여 편의시설을 대폭 확충했다. 휘닉스파크에서는 2018년 동계 올림픽 코스를 고객들이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 슬로프를 개방했다. 국가대표 선수와 코치들이 직접 설계에 참여한 고난도 슬로프 익스트림 파크도 업그레이드됐다.

특히 하이원에서는 아테나Ⅱ를 초·중급에서 중급으로 상향조정하고 헤라Ⅱ를 중·상급으로 난이도를 조절해 초보자의 안전관리, 슬로프에서 정체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했다.

한편 무주덕유산리조트 스키장은 루키힐 슬로프에 있던 전광판의 위치를 레이더스 슬로프 하단으로 옮겨 초중급 스키어들이 넓은 시야로 안전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와함께 최첨단 RFID 시스템을 도입, 고객들이 시즌권을 꺼내는 번거러움을 해소했다.

겨울철 스키 부상 주범 ‘십자인대 파열’

‘겨울 스포츠의 꽃’이라는 스키시즌이 본격 개막됐다. 그러나 가파른 경사면을 빠른 속도로 내려오는 알파인스키는 위험한 레저스포츠다. 딱딱한 발목보호용 부츠가 나온 후 무릎 부상이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그중 전방십자인대 파열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십자인대란 말 그대로 무릎 중앙에 위치한 2개의 전·후방 인대가 서로 십자형태로 연결돼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무릎이 앞뒤로 흔들리는 것을 막아 연골을 보호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굵기가 가는 섬유다발로 이뤄져 있어 비틀림 등 외부 충격에 무척 약한 편이다.

따라서 스키장 슬로프를 고속으로 내려오다가 무리하게 멈추거나, 넘어지지 않으려고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할 때 하중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십자인대 파열이 쉽게 일어날 수 있다. 이 경우 무엇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일차적인 진단은 주사기로도 가능하다. 관절 속 혈액이 다량 검출되면 일단 파열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즉 일반 타박상과 달리 무릎 속에 피가 고이면서 붓고, 주사기로 뽑아 보면 혈관에서 바로 뽑은 듯한 맑은 혈액이 다량 나온다는 것. 그러나 확진을 위해서는 MRI 촬영이 필수적이다.

특히 완전 파열 시 보존적 치료로는 전혀 효과를 볼 수 없다. 반드시 끊어진 인대를 이어주는 재건 수술을 받아야 완치가 가능하다. 수술은 보통 초소형 카메라가 달린 내시경을 이용해 진행된다. 최소 절개를 통해 인대 재건술을 시행하며 최소 침습이 가능해 통증이 적고 재활치료도 빠른 편이다.

십자인대 파열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근력 강화 운동을 꾸준히 하고, 가능하면 슬로프 상태가 좋지 않고 피로가 집중되는 오후 시간대를 피해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는 것이 좋다. 특히 스키 타기 전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경직된 관절을 풀어줘야 하며, 넘어지는 것에 인색하지 않아야 한다. 자신의 체력과 실력에 맞는 슬로프를 이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