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9일 고 배달호씨 분신자살로 촉발된 두산중 사태가 63일만에 마무리되었다. 권기홍 노동부장관이 현장에서 직접 중재에 나서는 가운데, 노사 양측은 여러 차례 수정안을 제시한 끝에 12일 아침 6시10분경 합의했다.
'분신 배달호씨' 장례치르고 유족에 보상 두산중, 개인손배 가압류 소급취하 방침
12일 새벽 노사협상 극적 타결...권 노동 '직접중재' 나서 성사
윤성효 기자
▲ 권기홍 노동부장관(가운데)이 김종세 부사장과 김창근 금속노조 위원장의 손을 잡아 서로 악수를 시키고 있는 모습.
ⓒ 두산중공업지회
<제9신:12일 새벽 7시 10분> 노사 양측 10개항 극적합의
고 배달호씨 장례식 14일 예정
'분신사망대책위'는 노사협상 타결 직후인 12일 오전 8시30분경 회의를 열고, 고 배달호씨의 장례식을 오는 14일에 열기로 잠정 결정했다.
장지는 노동자들의 묘소가 많은 양산 솥발산 자락으로 잠정적으로 정했다. '분신사망대책위' 관계자는 "장례 날짜와 장지는 유족들과 논의해서 최종 합의할 것"이라 말했다. / 윤성효 기자
1월 9일 고 배달호씨 분신자살로 촉발된 두산중 사태가 63일만에 마무리되었다. 권기홍 노동부장관이 현장에서 직접 중재에 나서는 가운데, 노사 양측은 여러 차례 수정안을 제시한 끝에 12일 아침 6시10분경 합의했다.
10개 항에 걸친 구체적 합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유족 보상은 합의를 했지만 비공개하기로 했다.
두산중 회사(이하 회사)와 전국금속노조(이하 노조)는 이번 고 배달호 조합원 분신사망과 관련하여 애도를 표하면서, 다음과 같이 합의한다.
▲회사는 개인손배 가압류를 장례 후 7일 이내에 소급하여 전부 취하한다. ▲조합비 가압류는 합의후 조합비 해당 부분의 40%에 대해서만 적용한다. ▲회사는 분신사망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한 유감 표명과 재발방지를 내용으로 하는 사장 명의의 담화문을 발표한다. ▲회사는 노사문화팀, BG별 노사문화팀의 업무 성격을 명확히 하고, 부당노동해위에 해당하는 업무를 지시하거나 시행하지 않는다. ▲회사는 해고자 복직과 징계 문제에 대하여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해고자 중 5명(HSD 엔진 2명 포함)을 복직시키며 나머지 인원에 대해서는 추후 지속적으로 협의한다. ▲회사는 파업기간(2002년 5월 22일~7월 7일) 중 무결처리로 인한 순손실분의 50%를 지급한다. ▲2003년 1월 9일 이후 발생한 사안에 대하여 회사는 조합원에 대한 사규 적용을 하지 않으며 2003년 1월 9일 이후 노사 양측과 관련 당사자가 제기한 진정 고소고발 등 일체의 민형사상의 다툼은 이를 취하한다. ▲이 합의 후 즉시 제반 장례 절차를 진행하며, 이상의 모든 합의는 장례 후 7일 이내에 이행한다. ▲명예회복 차원에서 고 배달호 조합원에 대한 징계는 철회하고, 장례절차와 유족 관련 사항은 별도로 협의한다. ▲기타 현안 사항은 추후 별도로 협의한다.
권기홍 노동부장관은 10일 오후 창원 두산중공업을 방문, 노조와 회사측 대표를 번갈아 만나면서 중재에 나섰다. 사측은 민경훈 두산중공업 부회장과 김종세 부사장 등이 대표로 나섰으며, 노조측은 김창근 금속노조 위원장과 박방주 두산중지회 지회장 등이 나섰다.
권 장관이 중재에 나선 10일 오후부터 조합원 100여명은 회사 본관 현관에서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권 장관은 10일 두산중을 방문한 뒤 고 배달호씨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분신자살 현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한편 12일 새벽 1시경 한때 타결 소식이 알려져 몇몇 언론들이 '극적 타결'로 보도했다. 새벽 4시경에는 결렬 상황까지 가기도 했다. 이에 대해 '분신사망대책위' 관계자는 "새벽 1시경 '극적 타결'이란 제목의 보도는 오보였다"면서, "이번 사건은 합의 내용에 있어 문구 하나 하나가 매우 중요하기에 보도에 신중을 기해야 했다"고 말했다.
한편 노사협상 타결 직후 두산중 김종세 부사장은 "회사는 앞으로도 더욱 합리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며, "동조합 역시 폭력과 파업 등의 극단적 행동에서 벗어나 회사 발전을 위한 건전한 노동운동에 앞장서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또 김 부사장은 "회사는 앞으로 국가 기간산업체로서 그 책임을 다하며, 최고의 직장과 즐거운 일터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을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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