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사실상 開戰선포

전세계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끝내 이라크에 대해 사실상 선전포고를 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7일 밤(현지시간) 전국으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사담 후세인 대통령과 그의 아들들은 48시간 내에 이라크를 떠나야 한다"고 망명을 촉구하면서 "그들이 거부한다면 우리가 정한 시간에 전투가 벌어질 것"이라고 최후통첩했다.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철회하고 일방적으로 이라크에 대해 최후통첩함에 따라 향후 국제질서와 유엔 안보리의 위상에 현저한 변화가 예상된다.

그는 이날 15분 동안의 연설에서 "기자들과 무기사찰단을 포함한 모든 외국인은 자신의 안전을 위해 즉각 이라크를 떠날 것"을 요구했다

백악관 대변인실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의 최후통첩 시한은 19일 오후 8시(한국시간 20일 오전 10시)라고 밝혀 통첩시한이 끝나는 대로 이라크에 대한 공습이 시작될 것임을 암시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군사작전을 시작하면 독재자는 곧 사라질 것"이라며 "이라크 국민들의 해방의 날이 가까웠다"고 선언했다.

그는 미국이 안보리 결의안 없이 군사작전에 돌입하는 데 대해 프랑스를 직접 지칭하지 않은 채 "일부 상임이사국이 거부권 행사를 공공연히 밝혔다"고 비판했다.

부시 대통령은 "비극으로 흘러가도록 방치할 수 없다"면서 "미국은 자국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할 자주적 권한을 갖고 있다"고 선제공격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이라크 군인들을 상대로 (미군에) 대항하지 말 것을 촉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전쟁범죄자로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라크 주위에 자국 병력 21만여명을 비롯해 영국군 등 25만여명을 배치하고 있다.

한편 영국 집권노동당의 하원 지도자인 로빈 쿡 전 외무장관이 토니 블레어 총리의 이라크 침공방침에 반발해 사임하는 등 전세계에서 이날 전쟁 반대여론이 빗발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