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처리 '눈치 연기'에 찬반 논란 가열

민주노총 등 46개 단체로 구성된 전국민중연대와 여중생범대위 등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오전 국회 인근 국민은행 앞에서 집회를 갖고 파병안의 국회 통과를 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도 같은 곳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전쟁의 불법성과 파병의 위헌성을 지적했다. 민변은 "노무현 대통령의 파병결정은 국민을 무력충돌과 살상에 휘말리게 하는 것"이라며 "노대통령은 국익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우리나라가 미국의 침략전쟁에 참여하면 미국이 한반도 평화를 가져다주리라는 것은 환상"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과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 12개 시민·사회단체도 이날 낮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시민대회를 열고 "명분 없는 이라크전쟁을 즉각 중단하고,파병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참여연대가 이날 국회 정문 앞에서 벌인 파병반대 릴레이 1인 시위에 모델 변정수씨 등이 참가,정부의 파병 방침에 항의했다. 민주노동당은 이날 오후 고려대 노천극장에서 가수 안치환 권진원씨 등이 참여한 반전 평화콘서트를 갖는 등 곳곳에서 파병반대 행사가 잇달았다.

반면 해병전우회,경우회,공군전우회,광림교회 등 30여 단체 및 대형교회는 주한미군 철수 반대 1000만 서명운동본부 주최로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이라크전쟁 파병 지지 및 파병결의안 국회통과 촉구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김일성과 김정일 같은 독재자 후세인을 옹호하고 한·미동맹을 해치는 국회의원은 다음 총선에서 강력히 응징할 것을 결의한다"고 강조했다. 서명운동본부장인 김한식 목사는 "이라크전쟁은 후세인을 몰아내는 의로운 전쟁"이라면서 "후세인을 제거하는데 힘을 모아야 하고 이번 파병을 계기로 한·미동맹을 더욱 견고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자유시민연대,자유민주민족회의,재향군인회 등 보수성향의 3개 단체는 "파병에 반대하는 국회의원들의 낙선운동을 벌이겠다"면서 일간지 광고를 준비중이다. 조남현 자유시민연대 대변인은 "지금 국회의원들이 반전 시민단체들의 낙선운동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국익을 외면하고 인기에 영합하기 위해 파병에 반대한다면 우리도 파병 반대 의원들의 낙선운동을 펴겠다"고 밝혔다.

민족정론소식지 강창홍 편집인은 "지금 반전시위는 반미운동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후세인보다 더 악독한 김정일 체제에 대한 응징을 모면해보려고 하는 친북 좌익세력의 준동"이라면서 "우리가 자유 민주진영의 일원으로 미.영 등 우방이 독재 테러집단에 대해 벌이는 전쟁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국회의 파병동의안 처리가 예정됐던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는 파병 반대와 찬성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반전단체 회원들은 국회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대치했으며(오른쪽),보수단체 회원들은 한나라당사 앞에서 파병찬성 거리행진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