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쌍둥이 자매 라단과 랄레 비자니의 분리수술이 실패, 쌍둥이 자매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8일 이들의 고국 이란 전역은 비탄에 잠겼다.
■ 이란현지 표정 샴쌍둥이 자매 라단과 랄레 비자니의 분리수술이 실패, 쌍둥이 자매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8일 이들의 고국 이란 전역은 비탄에 잠겼다.
관영 TV방송이 두 자매의 사망 소식을 전하자 많은 시민이 거리로 뛰쳐나와 충격에 휩싸여 울부짖었고, 직장이나 식당 혹은 가정에서 눈물지은 이들도 많았다.
쌍둥이 자매의 언니 자리는 먼저 라단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는 "사랑스러운 라단이 정말 더 이상 내 곁에 있을 수 없는 것이냐"고 울부짖다 실신했다. 자신의 차에서 뉴스를 들었다는 아마드 마흐무디라는 사진작가는 "국가적 비극"이라고 탄식했다.
라단과 랄레의 부모는 자매를 위해 기도해 준 국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고 관영 라디오방송이 보도했으며, 모하메드 알리 압타히 부통령은 "출생에서부터 생을 마감할 때까지 두 자매의 29년 삶은 온 국민의 기억 속에 새겨져 있다"고 애도했다.
그러나 이란 국민 대부분은 쌍둥이 중 한명(라단)이 숨진 뒤 곧바로 나머지 한명(랄레)도 사망한 데 대해서는 그리 놀라지 않는 분위기였다.
주부 조레 네자미는 "쌍둥이 자매는 분리 아니면 죽음을 원했다. 만일 랄레가 생존했더라도 (라단을 잃은) 슬픔에 오래 살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네이선 싱가포르대통령은 모하메드 하타미 이란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쌍둥이 자매의 사망으로 깊은 슬픔에 잠겼다"며 "그들은 분리수술이 매우 위험함을 알면서도 불굴의 정신과 낙관적인 의지, 발랄함으로 이 도전에 맞섰다"고 애도했다.
■ 수술강행 논란 이란의 샴쌍둥이 비자니 자매가 8일 싱가포르에서 52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던 중 사망한 가운데 이 수술의 타당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독일의 한 신경정신과 의사는 "애초 수술의 성공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며 "의사들은 분리수술을 중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영국 <의학윤리 공보>의 편집장인 리처드 니컬슨 박사도 "두 자매는 생활은 불편했지만 29년을 함께 살아왔고 분리수술 전에는 아무런 생명의 위협이 없었다"며 "분리수술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니컬슨 박사는 또 "두 자매의 의사를 충분히 물었다고는 하지만 서로 머리가 붙은 상태에서 어느 한쪽 자매의 의사를 다른 쪽 자매가 거스를 수 없게끔 심리적 압박을 받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AP·AFP 등 외신들도 샴쌍둥이 자매의 분리수술 실패는 많은 사람들에게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번 분리수술은 원래 성공 가능성이 50%밖에 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싱가포르 수술팀은 "수술을 강행한 이유는 위험하지만 수술을 하는 것이 시기적으로 옳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며, 또 29년째 괴로운 생활을 해온 비자니 자매 스스로가 위험하지만 분리를 원했다"고 밝혔다.
비자니 자매는 이번 수술에 앞서 1996년 독일 의사들에게 분리수술 가능성을 타진했었지만 독일 의사들은 너무 위험하다고 판단, 두 자매를 그대로 돌려보낸 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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