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지표가 외환위기 수준으로 악화되면서 실업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4만2000명 늘었고, 비경제활동인구 증가폭도 가팔라 고용 시장은 해빙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비임금 근로자 수 감소폭도 5년8개월 만에 가장 컸다.
◇ 실업공포 확산 = 지난달 실업자는 95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17.6%(14만2000명) 증가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100만명을 넘어서진 않았지만 증가율은 2003년 12월(21.5%) 이후 가장 높았다. 실업자를 성별로 보면 남성이 11만2000명(21.2%) 늘었고, 여성은 3만명(10.7%)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청년층(15~29세) 실업자가 37만5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4만2000명(12.6%) 늘었다. 특히 30대 실업자는 4만8000명(24.9%) 늘어 지난 2월(3만7000명·19.3%)보다 증가폭이 커지는 등 주력 노동계층에서도 실업이 늘고 있다.
지난달 고졸 실업자는 44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20.9% 증가해 실업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줬다. 지난달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8.8%로 1년 전보다 1.2%포인트 높아지면서 2005년 2월(9.0%) 이후 가장 높았다. 20대는 구직난을 겪고 있으며, 우리 사회의 허리에 해당하는 30, 40대는 실업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 비임금 근로자 직격탄 = 지난달 비임금 근로자는 703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27만7000명 줄었다. 이 같은 감소폭은 2003년 7월(-32만7000명) 이후 가장 큰 폭이다. 비임금 근로자 가운데 자영업자는 22만2000명 감소했고, 무급 가족종사자도 5만4000명 줄었다.
고용의 질도 더 나빠졌다. 지난달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1년 전에 비해 31만3000명 증가한 반면에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52만4000명 감소했다. 18시간 미만 취업자 중에서 추가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은 18만9000명으로 4만1000명 늘었다. 주당 평균 취업시간도 감소세를 보이면서 제조업은 2.3시간, 도소매·음식숙박업은 1.6시간, 건설업은 1.3시간 줄었다.
◇ 비경제활동인구 급증 =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는 1587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52만5000명 증가하면서 1999년 6월 취업자 기준을 4주로 바꾼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지난해 3월말 해도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증가폭이 20만명대에 그쳤으나 올들어서는 1월 50만6000명, 2월 50만9000명으로 급격하게 늘고 있는 추세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실물부문에서 경기지표가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고용사정이 나아지는 데는 몇개월이 걸린다”면서 “올해 하반기 쯤에는 고용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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