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은행 가계대출이 다시 늘어났다. 정부가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을 내놓자 주택 거래가 늘어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자료: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월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이달말 은행 가계대출(모기지론 양도 포함) 잔액은 1조3000억원 증가한 522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은 1월 연말 주택관련 세제혜택 종료로 주택 거래가 줄면서 1년 만에 감소했으나 이달 들어 다시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 양도 포함) 잔액은 8000억원 늘어난 37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사철 수요가 발생한데다 정부가 2월 중순 재건축 관련 규제 및 수도권 주택 전매제한 완화 등 주택 거래 활성화대책을 발표한 영향이 컸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2월 7100호로 전달(4900호)보다 50%가량 늘어났다.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생계형 대출 잔액도 5000억원 늘어난 150조1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설 연휴로 지출이 증가하면서 신용카드 대금을 갚기 위한 대출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 거래 대책이 발표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났다”며 “설 연휴 시점이 가계대출에 영향을 주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1월엔 설 연휴에 따른 상여금 증가로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감소했다가 이달엔 설 연휴 때 지출했던 카드대금을 갚기 위해 대출이 늘어난 모습이다.
은행의 기업대출은 4조2000억원 증가했다. 1월 10조9000억원이나 급증하면서 5년9개월만에 가장 많이 늘어난 모습을 보였으나 이달 들어 예년 수준으로 증가폭이 낮아졌다. 통상 1월엔 지난 연말 갚았던 대출금을 다시 빌리는데다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로 대출이 급증했으나 이 부분이 사라진 영향이 크다. 대기업 대출은 1조7000억원으로 전달(6조4000억원)보다 크게 감소했다. 일부 구조조정기업 대출이 출자로 전환된 탓이다. 중소기업도 2조5000억원으로 전달(4조5000억원)보다 증가폭이 감소했다.
기업어음(CP)은 공기업 부채 감축 등의 노력으로 순발행 규모가 7000억원(2.1~2.20)으로 전달(2조6000억원)보다 감소했다. 회사채(공모)는 5조4000억원 가량 대규모 만기 도래로 큰 폭의 순상황이 이뤄지면서 2조7000억원 감소했다.
한편 은행 수신은 11조7000억원으로 급증하면서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지자체 및 기업 자금을 중심으로 늘었고, 정기예금은 은행의 예대율 관리 노력 덕분에 증가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6조7000억원으로 전달(8조5000억원)보다 증가폭이 둔화됐다. 기업들의 일시인출자금이 재유입됐던 1월 효과가 소멸되면서 법인자금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감소했다. 주식형펀드는 1000억원 감소하면서 부진이 지속됐고, 채권형펀드는 기관 자금을 중심으로 1조1000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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