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텔레뱅킹, 인터넷뱅킹 등 전자금융 수수료가 계속 올라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시중은행 대부분이 앞으로 인터넷뱅킹과 텔레뱅킹 수수료를 더욱 높일 방침이어서 고객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현재 국내 인터넷뱅킹 고객수는 1천794만명으로 1년전보다 52%나 증가했다. 성인남녀 2명중 1명꼴로 인터넷뱅킹을 이용할 만큼 보편화됐다. 인터넷뱅킹 등 전자금융 이용고객이 날이갈수록 급증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초창기엔 무료로 제공되던 인터넷뱅킹 계좌이체시 수수료는 계속 올라 한 은행의 경우 지난 4월 건당 300원 하던 것이 이달부터 건당 700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

은행 이용 고객들은 "원가 책정은 공개하지 않으면서 무턱대고 수수료를 높이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들이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인터넷뱅킹 수수료를 높이는 것은 공짜에 가까웠던 그동안의 수수료를 현실화시키는 것"이라고 해명한다.

그러나 처음엔 '공짜'라고 유혹해놓고 고객들이 전자금융에 익숙해져 이제는 이용하지 않을 수 없게 되자 은행들이 수수료 원가에 대한 기준도 공개하지 않고 폭리를 취하려 한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 '껑충껑충' 뛰는 전자금융 수수료

외환은행의 경우 지난 4월 건당 300원 하던 인터넷뱅킹 수수료(타행 계좌이체)를 7월들어 700원으로 높혔다. 또 텔레뱅킹의 경우도 4월의 600원에서 7월 1천원으로 400원이나 인상했다.

국민은행은 인터넷뱅킹과 텔레배킹 계좌이체 수수료는 지난 4월 500원이었으나 7월부터 100원 인상된 600원으로 인상했다.

제일은행은 4월 인터넷뱅킹을 통한 타행이체는 무료였지만 7월 현재 300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하나은행은 인터넷뱅킹 수수료는 500원으로 4월과 7월 차이가 없지만, 텔레뱅킹의 경우 현재 4월(500원)보다 100원 인상된 600원을 적용하고 있다. 조흥은행의 텔레뱅킹 수수료도 500원(4월)에서 600원(7월)으로 인상됐다.

지방은행의 인터넷뱅킹 수수료도 인상되고 있다.

경남은행은 지난 4월 300원에서 7월 현재 인터넷뱅킹을 이용한 타행이체 수수료로 500원을 받고 있다. 대구은행은 450원(4월) 하던 인터넷뱅킹 타행이체 수수료를 7월 600원으로 인상했다.

이처럼 은행들은 앞을 다투어 인터넷뱅킹과 텔레뱅킹 수수료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전자금융은 초기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고객들이 어느 정도 활성화된 만큼 수수료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인터넷뱅킹과 텔레뱅킹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거나 금액에 관계없이 건당 300원으로 값싸게 제공한 것은 고객유치를 위한 일종의 '프로모션' 기간이었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이 4월에 발표한 '국내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창구 처리에서 전자금융쪽으로 고객들의 은행 업무가 급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9개 시중은행의 창구 처리 건수는 전체 금융거래의 29.9%를 차지했다. 반면 CD와 ATM 31.1%, 인터넷 뱅킹 23.1%, 텔레 뱅킹 16.0%의 비율로 금융 업무처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뱅킹과 텔레뱅킹 비중이 40%에 육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