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3일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데 대해 경제계는 미흡하다며 불만을 토해냈다.

기업의 자유로운 인력 운용을 보장하지 않은 채 단지 기간제·파견 근로자의 사용제한기간을 늘리는 것만으로 노동시장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기간연장은 현재의 심각한 실업문제와 비정규직의 고용불안을 어느 정도 해결하는 계기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자칫 기업에 대해 사용기간이 만료된 근로자의 고용을 연장해야 한다는 압력으로도 작용할 수 있는 점"을 경총은 우려했다.

경총 관계자는 "특히, 개정안에 담겨 있는 차별시정 신청기간 연장, 원하청기업 간의 가이드라인 제정 등의 추가적 내용은 오히려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강화할 우려가 있다"라면서 "이는 일자리 유지라는 애초의 개정 취지에도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도 경총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전경련 관계자는 "경제계가 바라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사용기간의 제한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것과 파견 대상 업무를 원칙적으로 자유화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용기간 제한을 없애는 것은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고자 하는 것으로, 사용기간을 제한하면 사용자와 근로자가 서로 원해도 2년이 되기 전에 근로 계약을 해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파견 대상 업무는 외국에서는 대부분 원칙적으로 자유화하고 있다"라면서 "파견 대상 업무를 자유화하면 일자리가 늘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