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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개전땐 400선 추락후 단기반등"

뉴욕 현지에서 월가의 금융흐름을 체크하고 있는 국내 4개 증권사의 뉴욕법인장들은 다음주 중 이라크전이 터지면 한국증시는 그 충격으로 최악의 경우 종합지수가 400선 초반까지 무너졌다가 단기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13일 전화인터뷰에서 "월가는 다음주중 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 경우 다우가 7000, 나스닥이 1100선까지 일시 붕괴한 뒤 개전일 이후 점차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전후 강한 랠리 없을 듯=이들은 전쟁이 더이상 늦춰지면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미국의 입지가 좁아진다는 점에서 다음주에 이라크 공격이 시작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개전이 되면 단기 충격으로 한국증시가 지수 500선 또는 400대 초반까지, 미국증시는 현 지수대보다 최소 10% 이상 급락해 바닥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쟁 당일의 주가 움직임에 대한 전망은 서로 엇갈렸다. 그간 국내 분석가들은 전쟁이 장기간 기다려온 재료라는 점에서 개전 당일 폭등 내지 상승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투증권 류정렬 사무소장은 개전 당일 상승, 현대증권 주익수 법인장은 개전 당일 폭락후 다음날부터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 김완철 법인장과 한투증권 남현종 사무소장은 개전 당일 하락후 장 후반부터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동안 대세였던 '종전후 강한 랠리'에 대해서는 누구도 동의하지 않았다. 대부분 그간의 낙폭을 회복하거나 그것을 약간 웃도는 수준의 단기반등을 예상했다. 중단기적으로 고용·소비 등 경제지표와 기업실적 개선전망이 불투명해 추가 상승 여부를 판가름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김완철 법인장은 "정보기술(IT)을 비롯, 미국 경기의 회복시점이 4·4분기 이후로 늦춰져 종전후 상황을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종전후 반등장의 강세업종으로는 대부분 IT관련 우량주를 꼽았다. 통계상 기술주가 반등장을 이끌어왔다는 점에서다. 최근 투자전망이 밝은 바이오·제약주와 전쟁리스크에 대한 부담을 덜어낼 항공·운송주를 추천한 사람도 있었다.

◇외국인, 당분간 매도 우세=뉴욕법인장들은 최근 외국인들이 한국증시에서 계속 매도세를 유지하고 있는 데 대해 북핵 위기와 한국경제의 펀더멘털 개선 전망에 대한 신뢰가 점차 약화되면서 투자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정렬 소장은 "미국인들은 한국증시의 최대 악재로 북한 핵문제, 기업지배구조, 기업투명성 문제 등 3가지를 꼽고 있다"면서 "최근의 매도세는 이같은 비관적인 전망에 따라 투자를 주저하는 모습이지 '셀 코리아'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들은 외국인들이 당장 태도를 바꾸지 않고 이라크전이 끝날 때까지는 매도나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종전후 환율과 유가가 안정되고 비로소 북핵문제가 대화로 해결될 경우 한국증시에 대한 투자비중을 다시 높일 것이란 예측이다.

주익수 법인장은 "현재 미국인 투자자들은 SK의 분식회계 파문으로 한국 금융권의 펀더멘털까지 악화될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정렬 소장은 "그들은 북핵위기에 대해 한국인들이 너무 감성적으로 접근, 사태를 낙관하고 있는 것조차 리스크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현종 소장은 "미국인들이 다음에는 위기의 초점이 한반도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심리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시장의 더 큰 악재"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완철 법인장은 "반도체값이 공급량 조절로 곧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있다"며 "한반도에 대한 불안감만 해소되면 중장기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나타낼 것"이라고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