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보건원은 이번 주말을 고비로 국내에서도 사스(SARS·급성호흡기증후군)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조기방역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국립보건원 권준욱 방역과장은 3일 "지난 주말을 전후해 홍콩과 동남아 지역의 교민들이
사스 감염을 우려,대거 국내로 들어왔다"며 "사스의 평균 잠복기가 1주일 가량인 점을 감
안할 때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초가 환자 발생에 중요한 고비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립보건원은 이날 오전 9시10분 대구에 도착한 태국 방콕발 대한항공 658편에 탑승했던 30
대 여자 승객 1명(제주 거주)이 사스 감염이 의심된다고 말해 공항 도착 직후 인근 보건소
에서 검진을 받았으나 사스에 감염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국립보건원은 공항 및 항만에서의 검역을 강화해 의심환자가 발생할 경우 초기에 조처할 수
있도록 비상 대기태세를 갖추기로 했다. 또 언제든지 감염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국립보건
원의 발표에 따라 서울시내 각급 학교들도 감염예방에 힘쓰고 있다.

독산동 가산초등학교의 경우 지난달 말 각 가정으로 외출시 손과 발을 씻으라는 등의 괴질
예방책을 담은 통신문을 일제히 발송했고 상계동 상원초등학교도 예방책을 담은 가정통신문
을 발송했다.

국립보건원은 급성호흡기증후군과 관련해 괴질이라는 용어가 국민에게 과도한 불안감을 조
성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 질환을 사스로 부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립보건원은 AIDS(후천
성면역결핍증)를 우리말로 에이즈로 한 것처럼 급성호흡기증후군(SARS)도 사스로 하는 것
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스는 3일 현재 세계 20여개국에서 감염자만 2200명을 넘어섰고,사망자도 78명으로
늘어났다. 세계보건기구는 괴질 진원지인 중국 광둥성과 홍콩행 여행을 자제해줄 것을 권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