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업무상 횡령' 공소시효 남았다
 
지난 97년 대선 당시 국세청 등이 불법 모금한 선거자금을 지원 받은 S 전 한나라당 의원, P 의원 등 정치인 10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한겨레>가 4월 10일자로 밝힌 정치인의 실명과 검찰 수표추적에서 드러난 액수는 ▲S 전 한나라당 의원 5억2800만원 ▲K 의원 1000만원 ▲P 의원 1억원 ▲Y 전 의원 600만원 ▲C 의원 2200만원 ▲K 전 의원 1100만원 ▲J 의원 1000만원 ▲L 전 의원 4000만원 ▲P 전 의원 800만원 ▲S 전 의원 200만원 등이다.

<한겨레>는 "'국세청 대선자금 불법모금 사건'(세풍)을 수사 중인 검찰이 1997년 대선 당시 국세청 등이 불법 모금한 선거자금을 지원 받은 정치인 중 최소 10명이 200만∼5억여만원씩을 선거가 끝난 뒤 사용한 사실을 계좌추적을 통해 확인했던 것으로 9일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한겨레>가 확인한 10명의 정치인은 검찰조사 결과, 대부분 자신의 주택 개조비나 가족과의 회식비 등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한겨레>는 자금을 받은 정치인들이 선거자금 이외의 용도로 사용한 부분에 대해 "업무상 횡령죄를 적용할 경우 공소시효(7년)가 아직 2년이 남아 있다"면서 "검찰은 횡령죄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당사자들 소환조사도 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종희 한나라당 대변인은 "검찰이 조사도 하지 않고 어떻게 알 수 있나, 확인도 안해보고 언론에 흘려도 되나"라며 "우리당 의원들을 거론한 것은 세풍사건의 본질을 흐리려는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당사자를 불러서 조사도 하지 않고 혐의가 있다고 일방적으로 흘린 검찰이나 이를 받아서 보도한 언론(한겨레신문)에 대해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석호 민주당 대변인은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으며, 한나라당은 역사에 없는 부패집단임이 입증됐다"면서 "한나라당과 관련 정치인은 국민 앞에 백배 사죄하고 의원직을 즉각 사퇴하라"고 비난했다.

또 문 대변인은 "검찰은 보다 철저한 수사와 엄격한 법적용을 통해 관련자들을 사법처리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지검 특수1부는 한나라당이 사용한 대선자금 166억여원을 추징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법규상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