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재벌 총수일가.계열사 출자내역 공개

삼성생명 등 비상장 포함한 전계열사(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재벌 총수 일가의 개인별 지분과 계열사별 타 계열사 출자지분 현황이 사업보고서 등 기존자료분석을 통해 매트릭스 형태로 거의 완전하게 공개됐다.

특히 비상장사나 소규모 회사들이 대부분이어서 공개자료로는 파악이 안된다는공정위의 주장과 달리 총수는 물론 배우자, 자녀의 개인지분이나 지배구조의 중요한축을 형성하는 비영리재단의 소유현황까지 공개됐다.

이에 따라 '기업 비밀이어서 현행법으로는 공개가 안된다'는 공정위의 주장이설득력을 잃게될 전망이다.

26일 참여연대부설 참여사회연구소에 따르면 학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재벌문제를 연구중인 인하대 김진방 교수팀은 '한국재벌의 소유구조' 연구보고서를 통해 삼성과 현대, LG,SK와 해체된 대우 등 5대 재벌의 97년∼2001년의 소유 및 출자구조를비상장사와 소규모 회사를 포함해 개인별, 회사별로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공정위는 '대규모 기업집단'을 지정해온 89년부터 지분내역을 파악해왔으나 '기업비밀'임을 이유로 공개를 거부해오다 2001년말 참여연대의 정보공개청구로 98∼2002년분 계열사별 내부지분율을 일부 공개했다.

그러나 계열사별 내부지분율만 공개했을 뿐 총수일가의 개인별 지분과 계열사간지분은 여전히 비공개상태였다.

김 교수팀은 사업.감사보고서 등 공개자료, 특히 감사보고서의 '투자유가증권내역'과 국정감사자료 등을 이용해 삼성생명과 같은 비공개기업의 소유구조를 파악해냈다.

삼성의 경우 이미 공정위를 통해 공개된 이건희 회장(동일인) 지분외 2001년말현재 부인 홍라희씨(전자 0.71%)를 비롯, 아들 재용씨와 딸 부진씨 등 3녀, 그리고삼성문화재단과 복지재단의 보유내역이 상세하게 파악됐다.

계열사간 출자내역도 자세히 나와 삼성의 핵심지주기업이면서 비공개여서 현황파악이 어려웠던 삼성생명은 이 회장(4.53%), 이종기씨 등 기타(4.68%), 삼성문화재단(4.68%), 에버랜드(19.34%), 삼성전기(0.6%), SDS(0.35%), 제일기획(0.21%),기타(1.13%) 등이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삼성생명은 물산(4.7%), 전자(7.0%), 중공업(3.9%) 등 15개 계열사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

SK는 2001년 기준으로 이미 공개된 최태원 회장을 비롯, 동생 및 친척인 재원.

신원.창원.영근씨 지분과 한국고등교육재단 지분이 모두 나왔으며, 지주회사 SK㈜를지배하는 지배구조의 출발점인 SK C&C의 지분은 최 회장(49%).SK텔레콤(30%), SK글로벌(10.5%), 기타(10.5%) 등이 나눠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교수팀은 삼성,SK외에 LG와 현대차 등의 지분내역도 상세하게 분석해내 2001년 이후 지분변동이나 일부 오차가능성을 감안해도 큰 성과로 평가된다.

참여사회연구소는 이에 앞서 97년말 현재 5대 재벌의 소유구조 현황을 출간한바 있으나 김 교수팀은 97년부터 2001년까지 여러해의 소유구조를 더욱 세분화해 정리한데다 뒤늦게 법을 고쳐 매트릭스형태로 지분현황을 공개하겠다는 공정위에 한걸음 앞서 지분현황을 드러냈다는데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