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환경 보물섬’

하늘에는 매, 올빼미, 솔개, 뿔쇠오리, 물수리, 고니, 흑두루미. 바닷가에는 딱총새우류, 도화새우류. 바다 속에는 창자파래, 사 카이대마디말. 땅 위에는 번행초, 개밀, 큰이삭풀….   국토의 동쪽을 지키는 독도(獨島)는 생태계의 보고(寶庫)이기도 했다. 멸종 Ⅰ급 조류인 매 등 조류만 107종, 식물 49종, 곤충 93 종, 해조류 160종, 해양 무척추 동물 수백 종이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환경부는 29일 독도의 자연 생태계를 정밀하게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독도의 ‘모든 것’을 알아내기 위해 작년 4월부터 올 2월까지 조사작업을 진행했다. 동원된 연 구진만 20명이 넘는다.   이 가운데 특징적인 것은 개체 수가 가장 많은 괭이갈매기. 괭이 갈매기는 모두 1만여 마리가 관찰돼 가히 독도의 ‘임자’라는 칭 호를 얻게 됐으며 그 뒤를 이어 바다제비(600여 마리), 슴새(50 여 마리) 등도 다수 목격됐다.   식물의 분포 역시 흥미롭다. 식물 연구를 담당한 동북아식물연 구소 현진오 소장은 “울릉도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번행초가 독 도에서 발견돼 식물의 정착은 울릉도와 독립적으로 이뤄졌음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49종의 식물 중 19종은 외부에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 소장은 “울릉도와 독도는 과거 육지와 연결돼 있던 적이 없고 바다 밑 지형이 올라와 생긴 대양섬으로 식물 연구에 서 아주 중요하다”며 “독도의 식물 생태계가 교란되지 않게 하 기 위해서는 외부 식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 했다.   무척추 동물 중에서는 미기록종도 발견됐다. 환경부는 “독도의 동도 선창가 근처에서 발견한 딱총새우류와 도화새우류의 두 개 종은 한국에서 처음 기록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포유류는 전 혀 발견되지 않았다. 독도에서 번식을 한 것으로 기록돼 있고 1990년대까지 가끔 목격담이 나왔던 바다사자는 독도에서 사라 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국립환경과학원 원창만 박사는 “바다사자의 서식 흔적은 전혀 찾을 수 없었다”며 “일제 시대에는 1년에 3만 마리 에서 5만 마리가 포획됐다는 기록이 있었지만 남획으로 인해 없 어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독도에서 가끔 발견되던 물개 역시 이번 조사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환경부는 “바다사자를 복원하려면 과거에는 이뤄지지 않았던 어 업활동 등을 줄일 방안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바다사 자는 멸종위기 Ⅰ급 동물로 최근에는 한국 근처에서 발견됐다는 기록이 거의 없고 멸종위기 Ⅱ급 동물인 물개는 강원도 지역에 서 가끔 그물에 잡혀 올라오고 있다.   조사를 총괄한 국립환경과학원 김정현 박사는“2002년에 울릉도 와 독도의 생태계를 조사한 적이 있었으나 정밀 조사는 아니었 으며 사계절 동안 9개 분야에 걸쳐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라며 “이 조사를 바탕으로 매년 독도에 대한 생태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