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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전이 벌어진 19일 새벽
대한민국은 다시 한번 ‘붉은
색’으로 훤히 밝았다. 태극전사
들의 유니폼도 위아래 모두 붉
었고, 밤새 전국 거리를 메운
100여 만 명 응원객의 패션은
물론 TV 진행자들의 셔츠와 타
이도 온통 붉었다.
빨강은 인류가 최초로 인식한
색깔이다.
‘색의 유혹’의 저자인
심리학자 에바 헬러는 “생각나는 대로
색 이름을 말해보라고 하 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빨강’을 제일 먼
저 대답한다”고 말했다.
“빨강은 사람이 이름 붙인 첫 번째 색이며, 사랑에서 증오까지
모든 종류의 열정을 나타낸다.”
빨강은 환희와 희망, 행운을 상징하는 색이다. 화가들이 붉은 색
을 쓸 땐 이런 이유 때문이다. 화가 한젬마씨는 19일 “반 고흐,
뭉크 등 정신적 고통을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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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화가들은 자신의 절제 되
지 않는 감정을 분출하는 도구
로, 박생광은 액운을 막아주는
무속적인 상징으로, 이인성은
원초적인 향토성을 나타내기 위
해 붉은 색을 즐겨 썼다”고 말했다.
“내면의 언어가 뜨거운 작가들이 붉은 색을 좋아한다”는 것이
다.
뭉크는 대표작 ‘절규’의 배경을 붉게 물든 하늘로 설정해 정신적
불안과 공포를 나타냈다. 운보 김기창은 빨간 양말에 흰 고무신
을 신고 다녔다. 말을 하지 못하는 대신 빨간색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사람들은 말했다. 그의 작품 ‘태양을 먹은
새’에서 붉은 새는 태양처럼 활활 타오른다.
평범한 풍경이나 사물 그림에도 빨강이 들어가면 작가의 감정이
강렬하게 이입된다. ‘원색의 설악 화가’ 김종학, 현재 갤러리 현
대에서 10주기 전시가 열리고 있는 ‘꽃과 여인과 태양의 화가’
임직순이 그린 붉은 산·꽃에는 작가 자신만의 정열이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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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붉은 색은 이중적인 색이다. 백
병원 신경정신과 정해영 미술치
료사는 “아이들은 빨강을 통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드러내지만,
반면 공격성을 나타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빨강은 정열, 역동,
강인한 힘을 나타내며 빨간색을 쓰는 것만으로도 이런 심리를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
‘붉은 악마’에게서 볼 수 있듯 빨강은 사람들을 뭉치게 하고 긴
장하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이운재 선수는 “경기장에 들어 설
때 빨간 색을 보면 힘이 난다. 스위스 응원단도 빨간 옷을 입기
때문에 스위스와의 3차전 때는 모든 관중이 우리 팀 응원단이라
생각하고 뛰겠다”고 말했다. 화가들은 태극전사들의 힘이 ‘붉은
색의 마력’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