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운동화’

MP3·운동량 측정… 첨단기능 신발   몸무게 맞춰 쿠션 조정 TV시청량도 계산해줘 등산화에 GPS   도 부착 아침 저녁으로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맘먹고 나 섰지만 혼자 달리는 길은 지겹기 그지없다. 오랜만에 뛰어서일 까. 발바닥은 왜 그리 아픈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보 통신(IT) 기술과 신발 기술이 만났다.   # 음악과 운동의 만남 지난달 나이키와 애플사(社)는 운동을 하면서 음악도 듣고, 정보 도 확인할 수 있는 ‘나이키+아이팟 키트’를 선보였다. 이것은 센 서가 장착된 나이키 운동화용 밑창과 애플의 MP3플레이어인 아 이팟이 교신할 수 있도록 만든 장비다. 일단 운동화 밑창에 내장 된 센서가 발에 닿는 압력 등을 측정해 무선으로 애플의 MP3플 레이어인 아이팟에 보낸다. 음악을 들으면서 자신이 얼마나 빨 리, 멀리 달렸는지, 또 칼로리는 얼마나 소모했는지 아이팟의 스 크린이나 헤드폰으로 확인할 수 있다. 운동량이 부족하면 아이 팟에서 코치의 음성이 흘러나와 운동을 더 하도록 한다. 힘을 내 게 하는 음악은 부가 서비스. 아이팟에 전달된 정보는 나중에 컴 퓨터로 옮겨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거나 비교하 는 것도 가능하다. 나이키는 ‘나이키+아이팟 키트’가 장착된 운 동화인 ‘에어 줌 무아레(Air Zoom Moire)’를 7월 말 미국과 영국 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예상 가격은 100달러. ‘나이키+아이팟 키 트’만의 가격은 30달러 선이 될 전망이다. 애플은 ‘나이키+아이 팟 키트’를 위해 아이팟용 음악 다운로드 사이트인 아이튠 뮤직 스토어(iTune Music Store)에 나이키 스포츠 뮤직 섹션을 따로 마련했다.   # 모터 달린 운동화도 등장 지능형 운동화의 효시는 작년 4월 아디다스가 내놓은 ‘아디다스 원(adidas-1)’이다. 달리기를 하면 몸무게의 2~3배에 달하는 충 격이 몸에 전달된다. 따라서 몸무게가 많이 나가면 더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흙길을 달릴 때보다 시멘트길을 달릴 때 더 큰 충격을 받는다. 그렇지만 운동화의 쿠션은 천편일률이다. 아디다스 원은 사람의 몸무게와 지면 상태에 맞는 쿠션을 만들 기 위해 센서와 모터를 운동화에 장착했다. 운동화에 장착된 센 서는 1초에 1000번씩 신발과 지면에 가해지는 압력을 측정한다. 운동화 중앙에 있는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이 데이터를 토대로 적 절한 쿠션 압력을 계산한다. 쿠션의 압력을 조절하는 것은 모터 의 일이다. 딱딱한 길을 달리면 모터가 작동해 케이블의 길이를 느슨하게 해 밑창이 푹신해진다. 반대로 쿠션이 필요 없는 부드 러운 길을 가면 케이블을 당겨 밑창을 딱딱하게 한다.   # 명함 주고받고 TV시청시간도 조절 나이키+아이팟과 아디다스 원의 결합형 운동화도 있다. 미국 MIT 출신들이 만든 벡트라센스(VectraSense)사의 ‘버브 포 슈 (Verb for Shoe)’는 밑창에 있는 센서가 압력을 측정해 쿠션을 조절한다는 점에서 아디다스 원과 비슷하다. 그러나 무선을 통 해 컴퓨터와 연결되고 같은 신발을 신고 있는 사람끼리 디지털 명함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나이키+아이팟과 유사하다.   특히 이 회사는 디자인을 고급스럽게 해 800달러(79만원 정도) 라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영국에서는 운동량에 따라 TV시청시간을 조절하는 운동화도 나 왔다. 런던 브루넬대의 길리안 스완 박사는 지난해 대학 디자인 전에 압력센서와 초소형 컴퓨터 칩을 장착한 ‘스퀘어아이 (Square Eye)’를 출품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하루에 최소 한 1만2000보(步) 이상을 걷고 TV는 2시간 이상 보지 말 것을 권 고하고 있다. 100보당 1분인 셈. 스퀘어아이는 하루 동안 얼마나 걸었는지를 계산한 뒤 TV 시청시간을 조절한다. 보행량이 모자 라면 TV는 자동으로 꺼지게 된다.   현재 지능형 운동화는 대부분 소형 전지로 작동된다. 그러나 앞 으로는 운동화 자체에서 전기를 만들 수도 있다. 압력이 주어지 면 전기가 발생하는 압전소자를 이용하는 것이다.   # 새로운 부가가치원으로 부상 IT와 신발의 만남은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지난 3 월 부산에서는 부산신발산업진흥센터가 주최한 ‘제1회 IT첨단신 발부품소재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MP3 운동화, 위 성추적(GPS) 등산화, 온도조절 신발 등 IT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첨단 신발들이 소개돼 큰 주목을 받았다. 등산용품 전문업체인 트렉스타가 개발 중인 GPS등산화는 조난시 GPS 신호를 발생시 켜 위치를 쉽게 추적할 수 있게 한다. 진흥센터 전종기 마케팅지 원팀장은 “IT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신발은 고가여도 인기가 높 다”며 “IT와 신발의 결합은 전통산업인 신발산업을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산업으로 바꿀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