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해보험을 아시나요”

태풍 ‘에위니아’와 뒤이은 집중호우로 수마가 온 나라를 할퀴고 간 날, 한 쪽 에서는 이웃들의 눈 치를 살펴가며 안도 의 한숨을 내쉬는   수재민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경북 예천군 보문면 승본리에 사는 신각균씨다.   신씨는 지난 5월 16일부터 시범 판매되기 시작한 풍수해보험의 최초 보험금 수령자가 됐다. 풍수해보험은 태풍이나 호우·폭설 등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었을 경우 이를 보상해 주는 보험으로, 소방방재청이 보험사업을 관장하고 동부화재해상보험이 시행하 는 정책보험이다. 7월 13일 오전, 태풍 에위니아로 집이 통째로 파괴돼 버린 신씨는, 불과 4일 전에 보험설계사의 권유로 풍수해 보험에 가입했었다. 월 보험료 2만8000원 중 정부보조를 빼면, 본인 부담금은 9800원뿐이다.   그 덕분에 신씨는 1회 보험료만 내고 1500만원의 보험금을 수령 하는 행운을 안았다. 그가 만일 이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가옥 전파에 따른 정부지원금 900만원만 받았을 것이다.   풍수해보험은 태풍·홍수·호우·해일·강풍·대설 등 각종 자연재해 에 따른 주택·비닐하우스(온실 포함)·축사 등의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 이를 보상해 주는 선진국형 정책보험.   현재 경기도 이천시, 강원도 화천군, 충북 영동군, 충남 부여군, 전북 완주군, 전남 곡성군, 경북 예천군, 경남 창녕군 및 제주도 서귀포시 등, 전국 9개 시·군에서 시범적으로 시행중이다. 소방 방재청은 오는 2008년부터 전국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보험사업 을 실시할 예정이다.     풍수해보험, 정부가 보험료 절반 이상 지원 풍수해보험의 장점은 우선 본인 보험료 부담이 적다는 점이다. 정부가 보험료의 49∼65%까지 지원해 주기 때문이다. 보험금 1 호 수령자가 된 신씨도 월 보험료의 3분의 2가 정부보조였다.   반면 재해 발생시는 정부 무상지원금보다 훨씬 많은 보험금을 수령, 복구에 큰 도움이 된다. 무상지원금은 복구비의 30% 내외 에 불과하지만, 풍수해보험금은 50∼90%에 달한다. 정부는 앞 으로 풍수해보험 제도가 활성화되면, 무상지원은 점차 줄여나갈 방침이다.   또 지역별 피해액수나 대상 시설물의 크기와 상관없이 보상하 며, 소규모 피해도 보상한다. 정부 무상지원은 대규모 재해지역 에만, 그것도 반파 이상만 지원된다. 풍수해보험은 반파 또는 침 수주택을 개축할 경우도 전파 보험금을 준다.   가입방법도 간편하다. 거주지 읍·면·동사무소에 풍수해보험 전 담창구가 있고, 전국 어디서나 전화(02-2262-1472)로 요청하면, 현지 보험설계사가 직접 신청인을 방문해 안내 및 상담을 해 준 다.   풍수해보험은 아직 전국적으로 실시되지 않고 있으며, 가입대상 도 한정돼 있다. 따라서 손해보험사들의 풍수재 특별약관이 대 안이 될 수 있다.   풍수재 특약이 가능한 상품은 개인의 경우 화재보험·주택화재보 험·장기화재보험·동산종합보험·가정생활보험·가정종합보험·가 정안심보험·종합안전보험·주택상공종합보험 등이 있다. 기업은 화재보험·동산종합보험·기계관련보험 등이다.   태풍·회오리바람·폭풍·폭풍우·홍수·해일·범람 및 이와 비슷한 풍재 또는 수재로 인한 손해를 보상하며, 방재 혹은 긴급 피난에 필요한 조치 때문에 보험가입 물건에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도 보상해준다.   건물의 경우, 전국의 16층 이상 아파트나 11층 이상 건물은 의무 적으로 화재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화재보험 가입시 풍수재 특 약에도 자동 가입되므로, 별도의 특약이 필요 없다.     관련보험 가입률 8%, 국민 대부분 재해 무방비 그러나 풍수재 특약제도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풍수재위험 담보 보험 가입률은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 면, 지난 2004 회계연도 기준으로 화재보험 계약건수 대비 풍수 재위험 담보건수 비율은 8.0%에 불과하다.   “태풍과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가 크지만, 보험사들의 손해는 그 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보험가입률이 높은 도시나 대단위 공 업지역에서는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국내의 풍수재위험 담보보험 가입률이 낮으며, 가입돼 있더라도 대부분 코리안리나 해외재보험에 출재돼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002년 8월 말에서 9월 초, 무려 5조원 이상의 경제 적 손실을 가져온 태풍 ‘루사’때도, 삼성·현대·LIG·동부·메리츠 등 손보업계 톱5의 실제 손해액을 다 합쳐봐야 76억원에 불과하 며, 코리안리의 손실도 37억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재해피해 규모에 비해 보험사들의 손해가 훨씬 적다는 것은, 풍수재 관련 보험제도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너무 낮고, 대부분의 국민들이 아무런 대책 없이 무방비로 자연재해에 노출 돼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번 대형 수해 참사를 거울삼아, 해마다 반복되는 자연재해에 하늘만 원망하지 말고, 보험으로 미리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특히 상습 재난지역의 경우는 보험이 필수다.   수해피해, 보험으로 어떻게 보상받나   자동차, 자차보험 가입하면 100% 보상 나도 모르는 보험 있을 수도…꼭 확인을   ●풍수재특약 : 내가 풍수재 특약에 가입했는지 잘 모를 때는, 주계약 보험증권상의 특약내용을 확인하라.   풍수재특약도 보험가입 물건의 분실 또는 도난에 의한 손해, 풍 재나 수해와 관계없이 댐이나 제방이 터져 생긴 손해, 계약자나 피보험자의 고의 혹은 중대한 과실로 인한 손해는 보상받지 못 한다. 또 휴대가 가능한 100만원 이상의 귀금속·서화·골동품 등 은 사전에 보험사에 알려야 보상이 가능하다. 어떤 경우에도 보 험가입금액 범위 내에서만 실제 손해액을 보상한다.   ●자동차 : 자기차량 손해보험에 가입하면 태풍·홍수·해일 피 해에 대해 가입금액 한도 내에서, 차량가액의 최고 100%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지난 1999년 5월부터 적용된 개정약관에 따르면, 주차장 주차 중의 침수사고, 홍수 및 태풍에 차량이 휩쓸려 파손된 사고, 홍 수지역을 지나다 물이 넘쳐 파손된 사고 등도 보상 대상이다.   하지만 피해차량 안에 있는 물품에 대해서는 보상되지 않는다. 또 도어나 선루프 등을 열어놓아 빗물이 들어가 생긴 피해, 트 렁크 및 적재함 속 물건의 피해 등도 보상대상에서 제외된다. 아울러 주차장이 아닌 곳에 세워둔 차가 피해를 입었을 경우, 향후 보험료가 할증될 수 있다.   ●건설중인 시설물 : 건설공사 보험에 가입했을 경우, 풍수해 에 따른 손해도 보상된다.   ●휴대폰 : 처음 구입시, 가입자도 모르게 대리점에서 ‘손망실 보험’에 무료로 가입해 주는 경우가 많다. 휴대폰이 피해를 입 었다면, 혹시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지 대리점에서 확인하는 게 좋다.   ●인명피해 : 갑작스런 사고에 의한 사망자의 경우 보험에 가 입한 것을 유족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또 피해자 자신도 어떤 물건을 구입하거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때, 본인도 모르게 보험에 자동 가입됐을 수 있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서 보험가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생보와 손보 양쪽을 다 확인해야, 계약자의 소중한 권리 를 온전히 확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