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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절차를 밟고 있던 가운데 일시적인 자금사정으로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자, 노동자들이 생산한 제품을 스스로 판매하고 나서 한 달여만에 1억원의 판매성과를 올린 회사가 있다.

'퀸센스'라는 주방용품을 생산하는 (주)세신 노동자들이 제품 판매에 발벗고 나섰다. 이 회사는 창원과 양산에 공장을 두고 있는데, 창원공장 노조는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소속이다. 창원공장 노동자들이 5월 중순부터 회사 안에 제품 판매점을 설치하고, 직접 판매에 나섰다.

아줌마며 아저씨며 할 것 없이 노동자들은 지금 당장은 필요 없더라도 자녀들을 시집장가 보낼 때 쓴다든지 해서 언젠가는 필요할 것이라 보고 주방용품을 하나씩 장만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이웃과 친척들에게도 알려 주방용품을 사도록 권유하고 있다.

금속노조 세신지회 진창근 지회장은 "회사에서 처음에는 물품을 팔아 임금을 줄 수밖에 없다고 해서 난감했지만, 조합원들이 한 마음 되어 물품팔기에 나선 결과 지금은 경영에도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런 조합원들의 바람이 회사 매각단계에서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리고 진 지회장은 "내달이면 새 사업주 체제가 들어설 예정인데, 고용승계 등에 있어 노동자들의 불안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물품팔기와 같은 정신으로 똘똘 뭉쳐 나간다면 고용불안도 버텨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회사도 노조가 적극적인 물품팔기에 나서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자 환영하고 나섰다. (주)세진 창원공장 오진환 관리팀과장은 "사원은 물론 가족과 이웃까지 물품을 파는 데 앞장서고 있는데, 자금 유동성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사실상 주방용품은 여름철이면 비수기라 할 수 있는데, 직원들이 적극 나서는 바람에 더욱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 회사 채권단도 노조의 적극적인 물품 팔기 활동에 크게 고무되어 있다. 이 회사 담당인 부산은행 정효상 자금관리단장은 "노조가 적극적으로 회사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회사를 매입하고자 하는 측에서도 고무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세신 노동자들 상여금 250% 못 받아... 주방용품 170여종 판매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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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사원판매] (주)세신 노동자들은 올해 상여금 250%를 받지 못한 상태다. 회사는 체불 상여금에 대해 현물로 불 수 밖에 없다고 밝혔고, 양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주방용품에 대해 사원판매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창원공장에 244명, 양산공장에 372명의 노동자가 있다. 양산공장에서는 양식기와 한식기를 생산한다. 모두 170여종의 품목인데, '퀸 센스'라는 상표의 한식기가 주품목이다.

물품은 수저류 도물류 펀칭볼 쌀함박 주전자 보온도시락 진공물병 냄비류 압력솥 후라이팬 양면팬 가스레인지 등 다양하다. 사원들을 통한 제품 판매는 일반 판매보다 가격도 저렴하다.

[경영상태 경과] (주)세신은 1965년 금속식기 제조가공과 수출을 목적으로 부산에서 설립됐다. 1979년 수공구공장이, 1997년 산업기계사업부 공장이 각각 창원에 준공되었으며, 1998년 중국 청도에 보온용기공장이 만들어져 중국까지 진출했다.

이 회사는 IMF 여파 등으로 경영이 악화되어 1999년 기업개선작업 약정이 체결되었고, 이듬해 기업구조조정위원회에서 워크-아웃이 승인되었다. 지난해 3월 부산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하는 채권금융기관과의 경영정상화 약정서가 체결되었고, 지난해 9월 출자전환으로 지금까지 버텨왔다.

(주)세신은 매각 절차에 들어가 있으며, 7월부터는 다른 사업주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미 10여개 사업주에서 인수 의사를 보이면서, 공장 현지 실사작업도 마친 상태다. 조만간 몇몇 업체를 선정해 우선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워크아웃 이후 이 회사는 온갖 어려움을 겪었다. 1998년부터 이태동안 임금이 동결되었고, 2001년에는 회사의 유상증자 때 상여금 200%를 주식으로 받았다. 올해는 상여금 250%가 체불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