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등 11개 채권단이 7일 대한전선에 현금 4300억원과 700억원 규모 ABL(자산유동화채권) 상환 유예 등 총 5000억원에 이르는 협조융자를 지원하는 데 막판 합의함에 따라 대한전선은 한숨 돌리게 됐다.
11개 채권 금융회사 중 마지막까지 협조융자 참여를 놓고 저울질하던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정책금융공사 등은 7일 오후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에 협조융자 동의서를 제출했다. 협조융자 금액에 대한 연 이자율은 7%다.
그러나 채권단 내 의견 차이로 대한전선 회사채 만기일인 7일에야 비로소 협조융자에 대한 가닥을 잡은 데 대해서는 `늑장 처리`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만기가 돌아온 대한전선 회사채 금액은 1250억원. 이를 막지 못하면 부도처리될 수도 있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회사 영업실적은 괜찮은데 일시적 유동성 문제에 대한 채권단 측 `배짱` 때문에 무너질 뻔한 것이다. 특히 채권단에서는 하나은행 측 협조융자 방안에 문제가 많아 동의를 받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자신들이 마련한 협조융자 방안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며 "받아들이지 않으면 대한전선이 워크아웃으로 갈 것이라는 방식으로 타 채권기관을 압박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은행이 협조융자 조건으로 만장일치를 내세운 데 대해서도 불만이 제기된다.
채권단이 이날 협조융자에 합의함에 따라 2800억원은 우선 집행되고 나머지 돈은 하반기에 지원된다.
대한전선은 막판까지 가슴을 졸였지만 유동성 문제를 해결한 점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채권단의 결단을 환영한다"며 "우선 협조융자한 자금으로 만기 도래한 1250억원을 갚고 나머지를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는 8월에도 125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지만 이번 융자금으로 해결한다.
대한전선은 1955년 2월 설립된 대한민국 `장수 기업`이다. 주식시장에 1968년에 상장해 거의 반세기를 이어왔지만 무리하게 사업 다변화와 외국 진출을 추진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이어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자율협정을 맺고 보유 자산 매각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했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 세계 경기 침체로 주력사업인 전선사업이 위축된 가운데 1조7000억원에 달하는 금융권 부채 만기가 순차적으로 다가오면서 또다시 자금유동성 압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