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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은 곳에 꽃핀 '나눔의 인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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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일보
2005-06-24 12:12] |
'이제 단골손님(?) 300여명에 대해서는 질환이나 신상 내력을 훤 하게 꿰뚫고 있죠.' 노숙자와 쪽방 거주민들에게 사랑의 인술을 펴 온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부산진구쪽방상담소 부설 사랑그루터 기 진료소. 부산지역 노숙자들의 '전용병원'역할을 해 온 이 단체 가 어느덧 개소
2주년을 맞았다.
지난 2003년 5월 말 문을 연 이 진료소는 지난 2001년부터 운영돼 온 부산진구쪽방상담소에서 자원봉사 의료진이 격주로 무료 진료 를
펴 오던 게 그 시초. 인도주의실천 의사협의회와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청년한의사회 등 부산보 건의료연대 소속
의료진이 의료봉사를 자원해 무료 진료에 참여했 다.
진료소가 문을 열자 몸이 아파도 약도 먹지 못한 채 고통을 삼키 던 쪽방 거주민들과 노숙자들이 하나 둘씩 찾아들었다.
이들을 정 성껏 치료하던 의료진은 일회성 진료만으로는 환자의 몸을 제대로 돌볼 수 없다는 한계를 깨달았다.
환자들이 언제라도 찾아 몸을 맡길 수 있는 상설진료소가 꼭 필요했던 것.
'노숙자들의 가방 속에 각양각색의 약이 엄청나게 들어 있는 걸 보고 처음에는 많이 놀랐습니다.
치료받을 곳이 없다 보니 어쩌다 무료 진료를 받을 때 약을 '왕창' 챙겼다가 몸이 아파지면 그중 아무 약이나 먹어댔던 거죠.' 심한 기침
증세를 보이던 한 50대 남자 노숙자는 임시 진료 때에 는 1년여 동안 감기약을 처방받았다.
그러나 진료소가 상설화돼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면서 결핵균이 몸 깊숙이 침투해 있다는 진단을 받게 됐다.
간헐적으로 감기약만 먹었더라면 하마터면 목 숨까지 잃을 수 있었던 환자를 세심한 관심으로 구제해 낸 것이다 .
진료소 양송욱 상담실장은 '쪽방 거주민과 노숙자들은 의료보장제 의 사각지대에서 갖은 병을
앓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차려진 상설진료소에서 자원봉사 의료진에게 몸을 맡긴 환 자는 지금까지 연인원 4천여명. 쪽방 거주민과 노숙자의 비율은 3 대 7
정도다.
14명의 자원봉사 의사와 약사들이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저녁 진 료를 맡다 보니 이제는 의료진이 자주 오는 환자 300여명의 내력 을 훤히
꿰뚫고 있을 정도가 됐다.
지난해에는 진료소가 보건복지부 노숙인 자활을 위한 진료사업장 으로 선정되면서 공중보건의 1명과 간호사가 고정배치돼 여건이 훨씬 나아졌다.
의료진이 일일이 쪽방을 찾아 거주민들의 건강을 체크하기도 한다.
수술이나 전문 치료가 필요하면 진료소 협력의 료기관에 도움을 요청한다.
부문별로 모두 9개의 크고 작은 의료 기관들이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관심은 낮다.
매달 약품비 100만원과 상근직원 인 건비만 지원한다.
약값은 매번 턱없이 모자라 자원봉사 의료진과 60여명의 후원진이 낸 별도의 후원금으로 나머지를 충당한다.
양 상담실장은 '이들이 무력한 삶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를 가 지도록 자활 치료에 신경쓸 것'이라면서 '정부와 자치단체는 지나 치게
무관심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현우기자 hooree@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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