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 전까지만 해도 적자에
허덕이며 노사갈등을 심하게 겪었던 진주 삼성교통이 확 달라졌다.
이전에는 버스 안 청소며 정리도 모두 외부인력이 했지만,
지금은 기사들이 직접 하고 있다. 기사들은 아침 일찍 출근하고, 근무를 마치고 나면 버스정류장에 나가 승차서비스와 노선안내까지 하고
있다.
경영도 훨씬 나아졌다. 9~11월 사이 석달 동안 작년 같은 달에 비해 수익금이 많이 늘어났다. 작년까지만 해도
적자에 허덕거렸는데, 지금은 흑자로 부채까지 갚아나가고 있다.
버스·운행횟수 줄었는데도 수익금은
늘어
삼성교통이 지금처럼 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난 9월 노동자자주관리기업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그야말로 노동자들이 주인인 기업으로, 노동자 대표가 경영까지 하고 있다. 전국민주버스노조에서 파견한 김해림씨가 삼성교통의
대표를 맡고 있다.
삼성교통은 매월 보름날 전 달의 경영보고회를 열고 있는데, 지난 두 달 동안 매월
1천만원 안팎의 흑자를 냈다. 9월의 경우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버스 13대가 줄고 운행 횟수도 183회 줄었는데 수익금은
늘어났다. 버스 1대당 수익금은 33만원으로, 이는 지난해 30여만원에 비해 10% 가량 오른 것이다.
전 경영진으로부터
회사를 인수할 당시인 지난 9월초 직원은 152명이었는데, 40여명을 더 채용했다. 또 검사기간이 만료된 버스 대신에 새차 16대를
구입했다. 시민들은 새 버스를 타면서 달라진 분위기를 느끼고 있다.
이 회사 박사선 총무부장은 "만성적인 적자를 없앨 수
있었던 이유는 다른 게 없고 바로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장부를 살펴봤더니 한 사람에 의해 매달
150~200만원 정도가 빼돌려진 사실을 알아냈다"며 "부도덕한 경영 형태가 많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회계장부에 그 날
수익금을 상세히 적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박 총무부장은 자신있게 대답했다. 그는
"이전에는 기사들이 회사 나올 때 도살장에 끌려가는 기분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누구의 지시가 아니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아침에 일찍 출근하는 데다가 청소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조합도 마찬가지 반응이다.
주남생 전국민주버스노조 삼성교통지부장은 "전반적으로 경영상태도 나아졌고, 부채도 갚아나가고 있다"면서 "아마도 이대로 1년을 지나고
나면 시내버스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그는 "조합원들의 자부심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면서
"이전에는 외부인력이 맡았던 청소와 정리까지 조합원들이 직접 하고, 12월부터는 근무시간 이외에 조합원들이 나와서 대시민홍보전도
벌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에서도 노동자자주관리기업으로 탈바꿈한 삼성교통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진주시청 관계자는 "삼성교통이 노동자자주관리기업으로 된 뒤부터 자기 노선도 잘 지키고 있으며, 무엇보다 시민들에게 더욱 친절해졌다는
평을 듣는다"고 말했다.
오르는 기름값, 부채 부담 등 걱정거리도
▲ 지난 9월초 노동자자주관리기업으로 탈바꿈하면서 버스기사들이 기원제를 지내기도 했다.
ⓒ 강무성
그러나 '잘 나가는'
삼성교통이라고 걱정거리가 없는 게 아니다. 박 총무부장은 "일부에서는 굉장히 흑자를 내는 것처럼 알고 있지만, 어려운 건
여전하다"면서 "무엇보다 전 직원들이 퇴직금 등 부채 해결을 빨리 요구하고 있어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삼성교통의 누적적자는
80억원 정도로, 이 중 퇴직금 등 미지불 임금은 55억원에 이른다.
그는 "버스업계에서는 흔히 방학 때를 비수기라
하는데, 지난 석달동안은 비수기가 아니어서 이번 겨울방학을 지나봐야 전체 경영 상태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버스업계 공통의 문제인 운송비 증가추세도 부담이다.
박 총무부장은 "전체 지출액 가운데 인건비와 운송비(유류비용)가
80%이며 경상경비는 20%다"면서 "유류비용이 이전에는 20~25%선이었는데 지금은 30%선으로 올라 걱정이다"고
말했다.
삼성교통 노조는 지난 5월 임금체불 등에 항의하며 전면파업에 들어갔고, 지난 8월말 전 경영진이 주식을 노조측에
양도하면서 삼성교통은 노동자자주관리기업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