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유세
첫날인 27일 각 대선 캠프는 본격적인 후보 알리기 작업에 들어갔다. 최우선 과제는 ‘기호’ 홍보다. 대선 사상 가장 많은 수인
12명의 후보가 등록, ‘기호’를 유권자에게 각인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유세차, 로고송을 활용한 치열한 선거전도
시작됐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1번 생각하면, 좋은 대통령이
보입니다!, ‘2번 생각하면, 나쁜 대통령이 보입니다!’라는 카피의 신문광고를 냈다. 기호 2번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겨냥한 문구다. 정후보 측은 유세 기간 유권자들을 안아주는 스킨십 퍼포먼스도 실시한다. 여기에다 맞춘
‘안아주세요’라는 제목의 1분짜리 선거 로고송도 제작했다. 상징색은 주황색으로, 정후보는 주황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누비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2번엔 2명박’
식으로 ‘성(姓)’과 기호 2번의 발음이 같은 점을 활용하고 있다. 선거운동용 야구모자에도 ‘2명박’으로 표기했고, 장갑에는 엄지,
검지 두 개의 손가락으로 승리의 ‘V’자를 그렸다. ‘정권교체 국민성공 이명박근혜’라는 구호도 마찬가지다. 이후보의 과제가 두 개임을
강조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 지지자들의 표심을 얻어내기 위해 박전대표를 함께 내세운 것이다. 로고송의 메인 테마곡은 “모두가
성공하세요. 명박이 도와드려요”로 시작하는 ‘성공송’이다. 영국의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의 명곡 ‘사랑의 인사’를 빠른 템포로
리메이크했다.
기호 3번인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측은 “한(1)번,
두(2)번 당해봤나. 이번은 3번이다”라는 구호를 정했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4번 타자 이인제’로
정했다. 고비에서 홈런을 터뜨리는 ‘승부사’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는 취지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측은 ‘6’이라는 숫자를 활용할
만한 단어가 많지 않아 고민 중이다. 27일 선대위에서는 “왠지 육감이 좋다”는 말까지 나왔으나 더 나아가지는 못했다고
한다.
기호 12번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12번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후보가 출마의 변으로 내놓은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와 연결시키며 ‘구국’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남대문
출정식에서 “12는 적선을 물리친 함선 12척”이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젊은 층을 겨냥한 지누션의
‘말해줘’를 개사한 로고송도 만들었다. ‘서민 살리는 감세’ ‘핵무기 없는 외교·안보’ 등 이후보의 공약을 담았다. ‘꼴찌’의 낮은
자세로 도전한다는 의미도 전달하기 위해 부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