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대기업들의 투자와 고용 계획에 관한 조사보고서를 잇달아 내놓았는데 그 내용을 서로 비교해 보면 한 가지 중요한 의문을 갖게 된다.
전경련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400대 기업 가운데 2008년 신규 채용 계획을 확정한 161개사가 올 한 해 동안 새로 뽑을 인원은
2만4000여 명으로 작년 채용 실적에 비해 6%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30대 그룹의 투자가 작년보다 19% 늘어난
89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발표와 비교하면 매우 실망스럽다.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일자리는
거의 늘어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염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 일자리에 대한
갈증이 풀릴 것이라는 기대가 무색해진다.
기업들이 돈에 쪼들려 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경기 둔화 염려에도 불구하고 기록적인 이익을 남긴 기업들이 배당 잔치를 벌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12월 결산
상장사들은 작년에 배당금으로 11조원이나 풀었다. 지난해 순익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올 봄 배당 잔치도 작년 못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은행들은 많게는 8000억원대의 배당 잔치를 계획하고 있다.
물론 이익을 많이 내
주주들에게 가능한 한 많은 배당을 하는 것은 기업의 기본적인 책무다. 일반적으로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일수록 성공적인 경영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지 못하고 수익성 높은 투자 기회를 찾지 못하기 때문에 일자리 대신 배당을
늘리고 있다면 큰 문제다. 조직에 젊은 피를 수혈하고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는 데 쓸 돈을 당장 주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배당 잔치에
쓴다면 그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외환위기 후 한국 기업들은 지나치게 단기적인 수익성만 중시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눈치를 보며 배당성향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한국 기업은 아직 선진국 기업처럼 배당 잔치부터 벌일 때가 아니다. 지금은 적극적인
성장전략을 펼 때다. 성급한 배당 잔치보다는 성장을 위한 투자와 인적 자원 확보가 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