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조합원들은 독자정당보다는 기존 정당과의 연대를 선호하고 있으며 특히 민주노동당과 우호협력적인 관계를 맺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2월 발표됐던 '한국노총 조합원 의식조사'와 동일한 결과이다. 한국노총의 정치방침에 관한 연구팀은 이같은 결과를 기초로 한국노총에 민주노동당과의 연합이나 이를 통한 정치세력화를 유력한 대안으로 하되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한 한국노총의 독자적 고민이 필요함을 제언했다.
|
▲ 지난 2월 17일 열린 한국노총 정기대의원대회의 한 장면. <자료사진=매일노동뉴스 박여선 기자> | | 제휴 정당도 민주노동당 51%, 한나라당 16.5%
한국노총이 지난해 9월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이사장 이원보)에 연구용역을 맡겨 28일 공개한 '한국노총 사례를 중심으로 한 노조의 정치세력화 사업에 관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노총 조합원들은 향후 '한국노총의 독자정당 창당 필요성 여부'에 대해 42.8%는 '필요하다'고 답했으나 절반이 넘는 57.2%는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표1>
표1>향후 한국노총의 독자정당 창당 필요성 여부 | |
구분 |
독자정당 창당 필요 |
독자정당 창당 불필요 |
전체 |
전체 |
42.8% |
57.2% |
100% | | | |
|
▲ 주:1) 2004년 한국노총 독자정당 건설 지지도 자료는 본 연구의 설문조사 자료임. 2) 1989-2002년까지의 한국노총 독자정당 건설 지지도 자료는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의「한국노동사 정치의식연구 I-IV」참조. | | 특히 한국노총의 독자정당 건설에 대한 조합원 지지도는 80.9%의 지지율을 보였던 92년을 정점으로 97년 60.5%, 2002년 54.5%, 2004년 42.8%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프> 또 한국노총의 정치세력화 방안에 대해 '민주노동당을 통한 정치세력화 달성(41%)'이 '기존 정당과 사안별, 정책적 제휴(14.7%)', '특정 정당과 지속적으로 지지, 연대(8.1%)'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표2>
제휴 정당 선호도 역시 민주노동당이 '열린우리당(10.2%)', '한나라당(16.5%)보다 훨씬 높은 51%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한국노총 조합원들은 지난해 총선 당시 녹색사민당에 대해서는 '애초 성공할 수 없었다'라는 의견에 62.1%가 '매우 동의 혹은 동의한다'고 밝혔으며 '반대 혹은 매우 반대'는 7.3%에 불과했다. 그러나 51.5%는 '녹색사민당은 가치 있는 경험이었다'고 평가했으며 40.2%는 '한국노총 독자정당을 통한 정치세력화 사업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표2>한국노총의 정치세력화 방안 선호도 (독자정당이 아닌 경우) | |
|
기존 정당과 사안별, 정책적 제휴 |
특정 정당과 지속적으로 지지, 연대 |
민주노동당을 통한 정치 세력화 달성 |
노동자 권익향상을 위한 압력단체 기능 충실 |
기타 |
전체 |
전체 |
14.7% |
8.1% |
41% |
29.5% |
6.6% |
100% | | | |
산별·지역별 조합원 할당 조사
조합원들은 이밖에 '총선 패배 책임소재'를 묻는 질문에 34%가 '지도부에 있다'고 답했으며 일선 간부들(6.2%)에게도 책임을 물었다. '전체 조합원 책임'은 19.9%, '녹색사민당 책임'은 16.5%를 차지했다.<표3> 조합원 다수(72.4%)는 '총선 정치방침 결정시 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
|
당시 한국노총 지도부 |
당시 녹생사민당 지도부와 당간부
|
한국노총의 일부 간부와 임원
|
한국노총의 조합원 전체
|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수 없다 |
전체 |
전체 |
34% |
16.5% |
6.2% |
19.9% |
23.5% |
100% | | | |
연구팀은 이번 조사를 위해 산별·지역별 조합원 수를 기준으로 조합원 3천명을 표본추출해 설문지를 배포, 수거된 521여개의 설문지를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연구팀은 "민주노동당과의 연합이나 이를 통한 정치세력화는 한국노총의 정치방침으로 매우 유력한 대안"이라고 평가하며 "민주노동당과의 적극적 우호관계를 더욱 분명히 하면서 한국노총의 정치사업 노선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를 통해 제언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에 대한 조직 내의 이견과 우려도 적지 않은 만큼 단기적 성과에 기대 민주노동당에 편승하기보다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한 주체로서 고통과 성과를 나눌 방안들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향후의 정치세력화 사업은 어떤 경로와 방식이든 한국노총 조합원의 광범위한 토론과 총의에 기반한 사업이 돼야 하는 동시에 노총 내부의 개혁을 수반하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