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히딩크 매직'이 또 다시 전 유럽을 휩쓸었다.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이하 유로2008)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인 그의
조국 네덜란드도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명장'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끌고 있는 러시아대표팀이 22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스위스 바젤의 세인트야콥파크에서 벌어진 유로2008 8강전에서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를 3-1로 제압했다. 러시아의 4강 진출은 1988년 이후
20년 만의 일. 히딩크 감독 개인에겐 1998프랑스월드컵(네덜란드)과 2002한일월드컵(한국), 2005∼2006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PSV에인트호벤)에 이은 네 번째 '4강 신화'였다.
조별예선에서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3골 차로 무너트리며 승승장구한
네덜란드.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초반부터 상대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전략으로 분위기를 잡아나갔고 결국 후반 11분 결실을 맺었다. 왼쪽 측면을
파고들던 주장 세르게이 세마크가 낮게 깔리는 크로스를 올리자 공격수 로만 파블류첸코가 왼발 발리슛, 네덜란드의 골문을 열어젖힌 것. 그러나
러시아는 후반 종료 6분을 남기고 네덜란드의 간판 골잡이 뤼트 판 니스텔로이에게 헤딩골을 얻어 맞아 승부를 연장전으로 넘겨야 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동점골의 충격에서 빠르게 벗어났고 이는 연장전에서 공세를 강화, 두 골을 퍼붓는 계기가 됐다. 러시아는 연장후반
7분 왼쪽 측면에서 플레이메이커 안드레이 아르샤빈이 올린 크로스를 드미트리 토르빈스키가 몸을 던지며 오른발 아웃사이드 슛으로 연결, 결승골에
성공했다. 또 4분 뒤엔 드로인을 곧바로 차 넣은 아르샤빈의 오른발 슛이 다시 골로 이어지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러시아 선수들이 상대
골망을 흔들 때 마다 히딩크 감독은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치며 기쁨을 누렸다.
히딩크 감독은 경기 직후 " 오늘 우리는 아주
굉장하고 믿어지지 않는 일을 해냈다. 축구 인생에서 이보다 더한 장면을 경험하지 못했다 " 는 말로 이날의 기쁨을 설명했다. 그리고는 "
전술이나 체력에서 우리가 네덜란드를 앞섰다. 거만하게 들릴 수도 있으나 모든 면에서 상대를 앞섰다 " 며 완승을 자축했다.
김현기
기자 hyunki@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