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부자들의 모임’ ‘기업가들의 유엔총회’로 불려온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자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포럼
창설자인 클라우스 슈바브(70·사진) WEF재단 회장은 24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월가의 경영자들에게 거품을 경고하고
주의를 기울이도록 했어야 했다”며 “그러나 경제가 잘 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동안에는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잘못되고 있다, 우리의 통제를 벗어나고 있다는 얘기를 했지만 모두들 듣지 않았다”면서 “기업가들은 나를 카산드라(부정적
예언을 해 외면당한 ‘일리아드’의 등장인물)처럼 여겼다”고 주장했다.
부자들에게 장단을 맞추느라 제 기능을 못했다는 반성도 나왔다. 연례포럼 집행위원장인 케빈 슈타인베르그는
“기업가들에게서 돈이 흘러들어오자 우리 포럼 조직자들도 본분을 잊어갔다”며 “그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논점을 왜곡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우리는 경제인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데만 신경썼다”면서 “화려한 호텔, 단독 발언 시간, 귀빈 대접
같은 게 그런 것들이었다”고 말했다.
WEF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비영리재단으로
1971년 창설됐다. 매년 1월 스위스 알프스 산기슭에 위치한 다보스의 리조트에서 포럼을 연다. 지난해 포럼에는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 리먼 브라더스 최고경영자 리처드 풀드, 모기지회사 프레디맥 최고경영자 리처드 사이런 등 2500여명이 참석했다. 당초 이
포럼은 정치·경제 분야 지도급 인사들이 모여 글로벌 이슈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신자유주의자들의 파티장’으로 변질됐다. 연회비
4만2500스위스프랑(약 5200만원)에 포럼 참가비로 1만8000스위스프랑(약 2200만원)을 받는 ‘돈잔치’이기도 했다.
슈바브 회장은 “앞으로는 글로벌 금융 규제 움직임에 맞춰 다보스포럼도 ‘신 브레튼우즈 포럼’으로 바꿔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포럼에 7년째 참석했다는 영국 사업가 윌리엄 브로더는 “이런 민간기구가 위기에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며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