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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하시는 시어머님을 집으로 모셔 오기 위해 남편과 함께 어제 저녁 서울로 가는 길이었습니
다. 중부 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해 동서울로 가는 길. 괴산 휴게소에서 저녁을 먹고 남편과 운전 교
대를 했습니다. 근데 남편이 화장실을 간다며 차키를 제게 주는 겁니다. 차키를 받아 들때만 해도
남편에게 했던 말이 있죠.
"여보~~~옹, 올 때 쥐포랑 커피 사와.
알았지?"
그런데 차에 올라 탄 저는 시동 걸고 그냥 출발. 문제는 남편을 두고 온 걸 전화올 때까지도 몰랐
다는 거죠. 뭐 굳이 핑계를 대자면 근래 장거리를 혼자 다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거기다가 나이 50을 바라보는 남편이 야유회 가서 그 놈의 보드 탄다고 눈밭을 뒹굴어 온몸이 멀
쩡할리가 없으니 거의 운전대를 혼자 잡다시피 했습니다. 또 차 문닫고 바로바로 출발을 했던 것
이 버릇 아닌 버릇으로 자리를 잡았던 것이죠. 뭐 암만 핑계를 대 봐야 남편 버린 마누라가 뭔 할
말이 있겠습니까.
남편도 그렇습니다. 없으면 바로 전화나 하지. 평소 잘하던 장난으로 생각하고 그 넓은 휴게소 주
차장을 죄다 걸었다지 뭡니까. 우리 순진한 남편은 날도 추운데 몸에 땀이 나도록 야밤에 눈에 불
을 키고 찾다 찾다 없으니 그때야 제게 전화를 한 겁니다.
열심히 음악을 틀어 놓고 달리니 핸드폰 벨소리가 들릴리 없었죠. 한참 뒤 그 벨소리를 교통방송
듣고자 라디오로 돌리면서 들었습니다. 발신자가 남편인 걸 확인하고 전 아무 생각없이 "이 남자
가 운전 중인거 알텐데 왜 전화야?" 그러면서 투덜댔습니다.
"여보세요?"
"너 어디야?"
"나? 서울 가는 길이지."
이때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어이가 없더랍니다. 순간 말문 막힌 남편에게 전 당당히 말했죠.
"아~ 왜? 용건만 말해. 달리는 중이야."
"너 뭐 빠트린 거
없냐?"
"없는데?"
"참나. 당신 남편이 괴산 휴게소에
있거든?"
"어머나..."
순간 일방적으로 전화 끊고 갓길에 비상등 키고 정차를 한 후에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여보~ 어쩌지?"
"어쩌긴? 차 돌려 와"
"아우~
어디서 돌려? 다음 휴게소가 거리가 얼마 안되는데... 여보~ 그러지 말고 고속버
스 안 보여? 기사 아저씨한데 잘 말해봐. 그리고 휴게소 입구에 좀 세워 달라고 하면
안
될까? 아니면 혹시 서울 넘버 보이면 음료수라도 사 주고 부탁을..."
여기까지 말하자 남편 버럭 합니다.
"그냥 차 돌려와! 어떻게 위험하게 휴게소 입구에 차를 세워 달래? 당신 같으면 그렇게
하겠어?"
그때 누군가가 남편에게 말합니다.
"차를 놓치셨나봐요?"
남편이 말합니다.
"아...그게...제 와이프가 건망증이 심해서
저를..."라고 말하자 그 남자분 웃음소리가 제 전
화기너머로 들려 오는데 어찌나 부끄럽던지... 먼저 도착한 저는 기다리는 동안 그분을 위해(?)
물이랑 껌이랑 커피랑 오징어 등등을 샀고 그 분 덕분에 우리 부부가 극적인(?) 상봉을 할 수 있
었다
며 머리를 조아렸죠. 그분 웃으면서 딱 한말씀 하시대요. "남편은 절대 버리지 마세요.
하하"
어쩌다가 남편을
버린 여자가 되어 버렸는지...흑흑...남편이 차에 타고서는 말합니다.
"이야~ 참 내 마누라 대단하다. 고속도로에서 싸우고 안 태우고 가는 경우는 들었는데
멀쩡한 남편을 건망증 때문에 태웠는지 안 태웠는지도 모르는 마누라를 두었으니... 그
런 마누라 데리고 사는 내가 더 대단한거지? 앞으로는 조심해라~"
"아무렴 대단하지. 그러게 평소에 잘하지. 맨날 혼자 다니고 혼자 운전하니 몸에 배여서
그렇잖아.
이건 건망증이 아니고 습관이야. 당신 잘못이야."
남편 아무 말 안하고 그냥 의자 뒤로 젖히고는 눈 감아 버립니다.
오늘의 교훈 : 마누라 피곤하게 하면 고속도로에 버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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