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위기설을 넘긴
외환시장에 GM대우 선물환계약 문제가 새로운 복병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GM대우 처리 방향에 따라 은행권과 GM대우가
맺은 선물환계약 취소 여부가 갈릴 수 있고 만약 계약이 취소되면 외환시장 요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 당국도 이 같은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면서 상황 파악에 나섰다.
외환시장의 한 전문가는 "달러당 원화값이 최근 수십 원씩 요동친 주
원인이 GM대우 선물환 문제"라며 "GM대우와 선물환 거래를 한 은행 일부가 계약의 중도 파기를 우려해 달러 매입에 나섰다는 관측이
영향을 미쳤다"고 2일 밝혔다.
이날 달러당 원화값이 45원 급등해 1334.50원을 기록한 것은 GM 문제가 수면
아래로 잠시 가라앉은 요인이 있지만 상황에 따라 외환시장을 뒤흔들 폭탄이 될 수 있다.
자동차를 수출하는 GM대우는
미래에 들어올 수출대금을 감안해 선물환을 미리 매도한다. 예를 들어 한 달 후 10억달러의 수출대금을 받는다면 1개월짜리 선물환을
같은 규모로 은행에 팔아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없앤다. 은행은 GM대우로부터 사들인 선물환 물량을 다시 외국계 은행 등에 팔아
환위험을 줄이는 반대거래를 취한다.
문제는 GM대우가 법정관리로 가게 돼 선물환계약 이행이 어려워질 때다. 만약
GM대우에서 향후 들어올 달러가 끊기면 은행 자체로 달러를 조달해야 하므로 바로 환리스크에 직면한다.
GM대우와 은행
간 선물환계약 때 적용된 환율은 900원대 후반에서 1000원대 초반으로 알려져 있는데 은행들이 달러당 300~400원 높게 달러를
구해야 할 판이라면 환차손이 급증할 수밖에 없다. GM대우와 맺은 선물환 규모가 80억달러라고 가정하면 최대 3조원가량 은행권
환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장외파생거래인 선물환계약 특성상 GM대우의 선물환 매도 규모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70억달러에서 최대 100억달러로 규모가 상당하다는게 금융권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GM대우가
법정관리라도 들어간다면 모든 채권관계가 동결되고 손실액을 확정해야 하므로 GM대우와 선물환 거래를 한 은행들은 엄청난 환손실에 직면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
GM 본사가 파산해 GM대우의 수출 거래에 차질이 커진다면 GM대우의 선물환계약 이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GM 본사가 무너지면 자체 영업망이 부족한 GM대우도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며
"선물환 매도 물량이 대부분 본사에서 받을 달러를 예상한 것이기 때문에 향후 외환시장에 뇌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GM대우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것도 부정적인 신호다. 미국 정부가 GM에 대한 추가
지원 결정을 보류한 지난달 31일 달러 대비 원화값이 40원이나 폭락한 것도 이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외국계 은행들은
선물환계약 업체가 파산하면 선물환이나 현물환 매도 포지션을 모두 정리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달러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들은 거래 관계를 일시에 청산하기 때문에 영향이 클 수 있지만 국내 은행은 매달 결제
물량을 구할 수도 있다"며 "매달 수억 달러 결제비용이라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GM대우와 은행 간 선물환 거래가 외환시장과 은행에 미칠 영향을 검토하고 있다"며 "GM대우
처리 방향에 따라 파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속단하긴 이르다"고 조심스럽게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