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대 그룹의 상장기업 78곳이 회사 안에 쌓아둔 이익잉여금이 2007년 말보다 10조원 남짓 늘어난 145조5천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2일 추정됐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이 이익잉여금의 10%인 14조5천억여원을 노동자의 고용 안정과 중소기업 지원 등에
쓸 ‘경제 회생을 위한 특별기금’으로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금속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0대 그룹(비금융 상장기업 기준)의
상장기업 78곳이 공시한 감사보고서를 분석해 보니, 이들 업체의 이익잉여금이 2008년 말 기준으로 145조528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2007년 말 135조860억원에서 지난해 1년 동안 10조4423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이익잉여금이란
기업의 영업 활동에서 생긴 순이익으로, 배당이나 상여 등으로 쓰지 않고 회사 안에 유보한 금액을 가리킨다.
삼성그룹이 1년 사이 5조8222억원이 늘어난 63조9738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남겨뒀고,
현대자동차그룹은 2조원가량 늘어난 22조6401억원, 엘지그룹은 4조4078억원이 늘어난 22조4206억원이었다.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은 “10대 재벌은 그동안 성장을 위해 많은 희생을 감내한 비정규직을 포함한
노동자,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 소비자인 지역주민에게 보답하라”며 “이익잉여금으로 쌓아둔 기업 이익을 사회에 환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업 이익의 상당 부분이 인건비 절감, 협력업체의 납품 단가 인하, 비정규직의 투입 등으로 이뤄진
만큼, 경제위기를 맞아 사회 환원 차원에서 이익잉여금의 10%를 기금으로 출연하는 게 마땅하다는 주장이다. 금속노조는 이 돈을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을 위한 고용안정기금 △중소기업과 협력업체를 위한 상생협력기금 △지역주민의 문화복지 등에 쓸 사회연대기금으로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금속노조는 또 10대 그룹이 이익잉여금 가운데 현금·예금 등 47조6000억원을 재투자하면, 47만1240명의
신규 고용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익잉여금은 유휴 자금이 아니며, 이를 어떤 용도로 쓰느냐는 개별 기업이
경영 상황에 따라 판단할 일”이라며 “주요 기업들이 부채 비율이 높아지는 경영 위기 상황에서도 일자리 유지·확대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만큼 인위적인 기금 설립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