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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시행되는 복수노조 허용에 앞서 꼭 마련돼야 할 장치가 교섭 창구 단일화다. 노동부도 올해 업무계획에서 교섭
창구 단일화를 담은 법안을 올해 상반기 말까지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마침 노동부가 한나라당과의 당정협의에서 6월 중 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계획임을 밝혔다고 하니 차질없이 입법작업을 마무리짓기 바란다.
복수노조는 근로자에게 노조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주기
위한 것으로 미국ㆍ일본ㆍ유럽 등 대부분 국가에서 시행 중이다. 우리나라도 국제노동기구(ILO)의 권유를 받아들여 1997년 관련법을 제정했다.
그러나 노동계의 반대로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규정과 함께 12년 넘게 시행이 유보된 상태로 내년에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미 세 차례나
시행을 미뤄왔고 이영희 노동부 장관이 내년부터 전임자 급여 중단을 관철하겠다고 한 만큼 복수노조만 유보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복수노조 허용으로 단일 사업장에 지금과 달리 여러 개 노조가 난립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그런데 대표성 있는 협상 창구가 없다면
사측은 이 노조, 저 노조와 교섭하는 일에 매달리느라 혼선을 빚을 것이다. 일부 노조와 어렵사리 교섭을 타결하고도 나머지 노조와 합의가 되지
않아 공장이 멈춰서는 불합리한 일도 흔하게 벌어질 수 있다. 같은 직장 근로자라도 소속 노조별로 상이한 교섭 내용이 적용되는 데 따른 노노갈등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이런 폐해를 고려할 때 교섭 창구가 단일화되지 않는다면 복수노조는 득보다 실이 훨씬 클 수밖에 없어 차라리 허용하지 않는
게 나을 것이다.
복수노조의 시행을 위한 또 다른 전제 조건이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다. 우리나라는 가뜩이나 노조 전임자가
근로자 149명당 한 명꼴로 일본(500~600명) 미국(800~1000명) 유럽(1500명당) 등에 비해 과다한 형편이다. 복수노조 허용으로
전임자가 늘어날 게 뻔한데 이들의 임금을 기업에 계속 부담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등에 대해
노동계는 무조건 반대 입장이나 그럴 계제가 아니다. 새로운 제도의 시행은 시대적 과제가 된 만큼 노사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데
지혜를 짜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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