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번화가
아키하바라.
코스프레(
컴퓨터 게임이나 만화 등장인물로 분장),
전자상가 등으로 유명한 이 거리가 지난해 6월 이후 또 하나의 상징이 됐다. '묻지마
살인'이다.
지난해 6월 25세의 한 청년이 주말 대낮에 아키
하바라에
트럭을 몰고 들어와 차에서 내려 지나가는 행인들을 닥치는 대로
칼로 찔렀다. 7명이 숨지고 1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범행을 저지른 가토 도모히로(25)는 범행 직후에는
자신의 신분을 폭력단원으로 밝혔으나 한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일하는
파견노동자로 밝혀졌다.
그는 언제 잘릴지 모르는 비정규직 고용
형태에 대한 불만과 두려움, 심한 고립감과 자조감을 인터넷에 털어놓으며 "승자는 모두 죽여버려"라는 글을 남기고 예고한 대로 범행을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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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이면 차량을 통제해 '보행자들의 '천국'이 되는 아키하바라. 이 번화가에서 주말 대낮 17명의 사상자를 내는
참극이 발생해 일본 사회를 경악케 했다. ⓒ뉴시스 |
이 사건이 일어난 지 한달 뒤인 7월23일 도쿄의
한 서점에서도 '묻지마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30대의 남성이 서점에 들어가자마자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죽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 남성도
오랫동안 파견노동자로 일하던 사람이었다. 지난 7월 초엔 40대 실직자가 오사카의 빠찡꼬 가게에 가솔린을 끼얹고 불을 질러 4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치는 일도 있었다. 지난 2008년 이후 일본에서 일어난 '묻지마 살인'은 17건으로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3년 이후 가장 많다.
일본에서는
이처럼 급증한 무차별 살인을 '도리마(길거리의 악마)' 사건이라고 부른다.
이런 '도리마 살인'의
배경에는 일본의 전통인 종신고용
모델이 무너지고 파견근로가 전면 허용되면서 발생한 고용
불안이 놓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