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무력화”→“한도 수용” 열흘새 입장
바꾸자 금융노조 “탈퇴”…“정책연대에 눈멀어” 비판도
| » “타임오프제 부숴라” 꽝꽝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노동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앞에서 ‘타임오프 원천무효·노동탄압 분쇄·노동법 전면 재개정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열고 ‘타임오프제’란 글귀가 들어 있는 얼음을
망치로 부수고 있다. |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유급 노조활동 시간(타임오
프) 한도 설정을 둘러싼 논란 과정에서 원칙도 없이 갈팡질팡
하는 모습을 보여 비판을 사고 있다.
가장 큰 비판은 한국노총이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다 노동운
동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데 모아진다.
한
국노총이 지난 11일 근로시간면제심의위(근면위)가 결정한
타임오프 한도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한국노총은 지난 1일 근면위가 타임오프를 의결한 뒤 낸
성명
에서 “노동조합을 무력화하고 노동운동 자체를 말살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불순한 의도가 작용했다고 확신한다”며 원천
무효를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원천 무효’ 주장은
별다
른 사정변경 없이 열흘 만에 유효로 바뀌었다.
상급단체 파견자 임금을 노사발전재단을 통해 2년 동안 보장
받기로 한 것을 두고서는 한국노총 내부에서조차 “구걸에
가
깝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업장에서 한국노총 사무총국에
파
견돼 근무하는 직원 5~6명은 노사정 협의를 하루 앞둔 10일
“노동운동의 원칙을 저버리는 협상을 하는 것을 원치
않는
다”고 반발하며 사업장 복귀 의사를 사무총국에 전달했다.
내
부에 퍼진 위기의식을 간접적으로 전달한 셈이지만,
지도부
는 끝내 합의를 강행했다. 사무총국의 한 간부는 합의 뒤
“참
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노총은 애초 근면위에 기대할 게 없으니 국회 환경노
동위원회(환노위)가 재논의하라고 촉구해 놓고는 추미애
환
노위 위원장 등 일부 의원이 오는 17일까지 노동부에게
진전
된 안을 가져오라고 주문한 뒤 기다리던 도중에 합의를 했다.
한국노총의 이런 갈짓자 행보는 지난해 12월 노조 전임자
임
금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노동조합법 개정 논란 때도 불거졌
다. 당시 한국노총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의
공조를 선언하며 6자 회담의 틀에서 논의하던 중 12월4일
경
영계, 정부 쪽과 전격적인 합의를 발표해 민주노총의 뒤통수
를 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국노총의 원칙없는 행보는 결국 조직 분열로 귀결되고
있
다. 타임오프와 관련해 한국노총 안에서 가장 강경한 목소리
를 내던 금융노조는 12일 30명의 지부장들이 참여한 대표자
회의를 열어 한국노총 탈퇴를 결의했다.
한국노총 안에서는 지도부가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에
지나
치게 매달린 것이 원칙 없는 행태의 되풀이로 나타나고
있다
는 분석이 나온다. 2007년 12월 대선 당시 정책연대를 선언한
한국노총은 이후 각종 공직에 노총 사람을 심는 데 성공했으
나, 노동 관련 현안이 불거질 때 노동계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
영시키는 모습은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 정책연대 이후
한국
노총은 간부 출신
강성천(비례대표)·이화수·현기환·김성태(이
상 지역구) 의원을 국회에 입성시켰다. 청와대 이민우
행정관
도 한국노총 정책본부장 출신이다. 그러나 네 명의 한국노총
출신 의원들은 타임오프 논란 때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지
않
았다.
한국노총의 한 간부는 “이번 사태는 정책연대에 눈이 먼
지도
부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관계자
도 “노동 기본권이 하락하고 있는데도 한국노총이
정책연대
를 파기하지 않는 것은 오로지 정치적 입지와 기득권 유지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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