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이전까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길 거부할 정도로 갈등의 골이 깊었던
기아자동차 노사가 협상을 시작한 지 20일 만에 임금단체협상에 전격 잠정 합의했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나머지 완성차
4사가 이미 무파업으로 임단협을 끝낸 데다 노사 갈등이 모처럼 얻은 `내수 1위` 기회의 발목을 잡는다는 따가운 시선에 양측이 부담을
느꼈다는 분석이다.
일찌감치 `실리노조`를 표방한 현대차 노조는 지난 7월 교섭 사상 처음 2년 연속 무파업 타결을
이뤘다. 이에 앞서 쌍용자동차 노조가 지난 5월 임금 동결과 함께 노조 유급 전임자 수를 39명에서 7명으로 줄이는 내용에 전격
합의하며 무파업 타결 행진에 시동을 걸었고, GM대우 노조도 7월 말 2년 연속 분규 없이 협상을 마쳤다. 정식 노조가 없는
르노삼성자동차에서는 사측과 사원대표위원회 간 협상이 별 어려움 없이 마무리됐다.
기아차 노조도 명분을 포기하고 실리를
택했다. 사측이 현대차 노조와 같이 기본급 7만9000원 인상과 성과일시금 300% 등을 제시하자 조합원의 투쟁 의지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일부 조합원과 대의원들이 노조 지도부의 강경 투쟁 방식을 비판하고 나서면서 지도부의 입지가 약화됐다.
기아차
노조는 여기에 추가 500만원과 우리사주 120주까지 합쳐 기본급 인상분을 제외하고도 평균 1500만원가량을 가져가게 됐다. 또
노사는 `고용보장 합의서`에 합의하고 현시점에서 전 종업원의 고용을 보장하기로 했다.
7월 1일 타임오프제 시행 이전
기아차에서 월급을 지급하던 노조 전임자는 총 234명이었지만 법 시행 시점 직전 30여 명이 현장 업무로 복귀했고 남은 204명에
대해 사측이 무급휴직 발령을 낸 상태였다.
기아차 측은 이날 합의에 대해 '20년 동안 계속됐던 연속 파업의 고리를
끊어내고 무파업의 새로운 노사관계 이정표를 세웠다. 계속되는 신차 성공과 함께 향후 시장 기대치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금속노조의 타임오프 무력화 투쟁도 시들해질 전망이다. 이미 타타대우상용차, 한국델파이, 현대삼호중공업 등
금속노조 산하 사업장이 속속 타임오프를 도입하기로 노사 합의를 이룬 상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기아차가 타임오프
한도를 준수하기로 함에 따라 금속노조 산하 다른 사업장의 타임오프 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