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민주노총의 사회적 교섭 참여를 원하고 있는 것은 양대노총이 함께 노동현안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 때문인 것은 물론, 민주노총의 불참시 홀로 짊어져야 할 짐들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올해는 비정규직 법안과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 등 무게감 있는 정책들을 논의하고 결정해야 하는 만큼 부담감 또한 큰 것. 결과도 중요하지만 노사정회의 논의 과정에서도 노동계의 입장을 함께 할 ‘아군의 부재’도 민주노총의 참여를 원하는 중요한 이유다.

그러나 이번에도 민주노총이 뚜렷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면 ‘한국노총은 독자적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은 확고하다. 권오만 사무총장은 “민주노총의 결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노총의 입장은 대대 결과를 끝까지 지켜보는 게 최선”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지만 “노사정위원회 개편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많이 늦어져 있는 만큼 민주노총의 참여여부와 상관없이 대대가 끝나면 곧바로 사회적 교섭 성사를 위한 협의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용득 위원장은 독자행보 때 보완책으로 “시민사회단체를 참여시키는 방안 등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어떤 시민단체를 대표로 참여시켜야 하는가’ 하는 대표성의 문제와 ‘이들이 일관되게 노동계의 입장을 대변해 줄 것인가’에 대한 의문들이 여전히 한국노총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