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깎으려는 재계, 수정안 제출거부 ‘버티기’
4000원→3770원 고집

2010년 최저임금 결정을 놓고 노동계가 애초의 인상 요구 수준을 낮춘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경영계는 수정안 제시를 거부하며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정명숙 최저임금위원회 감독관은 “위원장이 지난 12일 열린 5차 전원회의에 합리적 수정안을 제시하라고 양쪽에 요청했지만, 사용자 위원 쪽은 수정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18일 밝혔다. 최저임금위 근로자위원인 김종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정책본부장은 “사용자 쪽이 최대한 버티겠다는 생각으로 수정안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12일 기존안에서 5.8%포인트를 삭감한 22.9% 인상안을 제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영계는 지난달, 올해의 시간당 4000원에서 5.8%를 삭감한 3770원을 2010년 최저임금으로 제시했다. 반면 노동계는 28.7% 인상된 시간당 5150원을 요구했다. 최저임금은 25일 7차 전원회의에서 결정된다. 경영계의 태도에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노총 여성연맹은 18일 ‘최저임금 삭감안 철회, 생활임금 쟁취’ 등을 요구하며 19일까지 파업에 들어갔다. 또 ‘노동탄압 분쇄, 민중생존권·민주주의 쟁취 공동행동’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저임금은 전체 노동자 평균임금의 절반 수준인 월 107만원이 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기자회견 뒤 정의헌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이찬배 여성연맹 위원장 등 4명은 “벼룩의 간을 빼먹는 최저임금 삭감안을 철회하라”며 삭발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