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비정규직 해고 내몰다

여야 최종담판 결렬…무책임한 정치논쟁 지속

여야가 끝내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힘겨운 현실을 외면했다. 법 개정 시한인 지난달 30일까지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함에 따라 1일부터 비정규직 노동자의 대량 해고 사태가 본격화될 위기에 처했다. 여야는 풍전등화와 같은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현실엔 아랑곳하지 않은 채 결렬 이후 후폭풍에 대비한 책임 공방에만 열을 올리며 상대에 대한 압박과 함께 정치적 이해득실 타산에 나섰다. 여야는 그러나 1일부터 계속 협상을 진행하면서 이미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구제책`을 함께 마련하기로 해 주목된다. 여야는 고용기간을 2년으로 제한한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밤늦게까지 최종 담판을 벌였으나 최대 쟁점인 `법 시행 유예기간`에 대한 이견을 전혀 좁히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300명 미만 사업장에 대해선 법 시행을 `2년 유예`하는 마지막 절충안을 제시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양보할 수 없고 모든 공은 민주당에 넘어갔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6개월 유예`를 주장하면서 "이 안을 한나라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치적 파장과 피해는 한나라당 책임"이라고 맞섰다. 자유선진당은 △300명 이상 법 즉시 시행 △200명(또는 100명) 이상 300명 미만 1년 유예 △5명 이상 200명 미만(또는 100명) 최장 1년6개월 유예(1년 유예+기업 요청에 따라 6개월 추가 연장)의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한나라당과 민주당으로부터 외면당했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법 개정 시한을 넘기게 된 여야는 다만 비정규직 근로자의 해고 사태를 최소화하기 위해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재윤 의원은 이날 밤 매일경제신문과 가진 전화 통화에서 "법 개정 시한을 넘긴 만큼 당장 1일부터 계약 해지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지원책과 제도적 보완책을 노동부와 여야가 함께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6월 말까지 개정안 처리가 되지 않아 7월 한 달간 2만~3만명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해고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은 극적 타결이 안 되면 국회의장에게 요청한 직권상정을 통해 비정규직법을 처리할 방침이고, 민주당은 이를 실력저지할 방침이어서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