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케이블 105㎞ 단번에 이어라

진도 ~ 제주 공사 앞둔 LS전선 동해공장 케이블 감기 시작

LS전선이 강원도 동해 공장에서 오는 11월부터 해저케이블을 본격 양산하게 된다. 지난 18일 LS전선 동해 공장의 한 직원이 해저케이블 제품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262.5리(105㎞)나 되는 바닷길을 끊김없이 한번에 잇게 됩니다.' 국내 최초 해저케이블 공장인 LS전선 동해 공장의 이인호 공장장은 첫 국산 해저케이블 건설공사인 진도~제주 프로젝트를 설명하면서 `케이블 합침기술`에 대한 기대감에 목소리가 높아진다. 케이블 합침기술은 105㎞짜리 케이블을 이음매없이 한번에 공사하는 기술을 말한다. 동해 공장에서 52.5㎞짜리 케이블을 만들어 현장까지 배로 운반하고 가설 전에 52.5㎞짜리 케이블을 잇는 작업을 하게 된다. 1ｍ에 70㎏이나 되는 케이블 52.5㎞를 동해에서 진도~제주 현장까지 실어 나르기 위해 5000ｔ짜리 특수운반선이 가동됐다. 특수운반선으로 두 번에 나눠 동해에서 진도~제주 지역으로 운반한다. 해저케이블을 접합점 없이 시공하는 이유는 이음매가 없을수록 케이블 기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초고압 송전과 절연을 위해 만들어진 케이블을 바다 가설 전에 잇기가 그만큼 힘들다는 것이다. 글로벌 케이블 기업에는 얼마나 이음매 없이 하나의 케이블로 시공할 수 있느냐가 기술의 관건이다. 문제없이 두 개의 케이블을 잇는 합침기술도 핵심 역량으로 꼽힌다. 이 공장장은 '가장 핵심적인 기술인 합침 공정은 최적 조건을 찾고자 여러 차례 실패를 거듭해 성공한 것'이라면서 '105㎞에 달하는 전체 해저케이블을 하나로 시공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해저케이블 공사는 전 세계적으로도 프랑스의 넥상스와 일본 JPS, 이탈리아 프리스미안 등 3개 회사만이 생산, 설비가 가능하다. 그만큼 높은 기술력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해저부분만 105㎞에 달하는 진도~제주 해저케이블은 내년 5월부터 설치를 시작해 2011년 설치 완료 예정이다. 97년 완공한 해남~제주 케이블에 이어 국내 두 번째 송전 케이블이다. 초고압 직류 송전 케이블과 광통신 케이블 등 모두 6개 케이블 가닥이 해저에 가설된다. 끊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몇 개월 동안 24시간 내내 가동해야만 한다. 이 때문에 올 11월 준공식을 앞둔 LS전선 동해 공장은 벌써부터 24시간 생산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LS전선이 세계 네 번째로 개발한 250㎸짜리 초고압선으로 만들어진 해저케이블이 송전하는 전력량은 전체 400㎿로 40만가구가 쓸 수 있는 용량이다. 공사비만 3300억원에 달한다. 진도~제주 해상은 최고 수심이 160ｍ에 달한다. 평균 수심만도 71ｍ다. 한 회선이 고장나거나 파손되더라도 다른 나머지 회선이 정상 운영되도록 2회선으로 시공했다.   전력 역시 양 방향으로 흐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무인로봇을 이용해 3ｍ 깊이로 땅을 파고 두 개의 도랑을 만들어 해저케이블을 매설한 뒤 콘크리트로 메우는 작업이 관건이다. 인근 양식장을 오가는 어선들의 작업에도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하고, 만약에 있을지 모르는 상어 공격에도 대비해야만 한다. LS전선은 1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제 해저케이블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손종호 LS전선 사장은 "해외 해저 전력망 사업에도 적극 진출해 전선 제조 분야에서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