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ㆍ미래차 부품 R&D 공격 투자
해저케이블 국산화… 친환경 제품 90% 목표

전선업계에서 LS전선의 행보는 독특하고 공격적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기술력 있는 기업을 잇따라 인수하고, 국내 최초로 해저케이블 양산화에 성공하는 등 친환경 토종기업으로서 불모지나 다름없던 전선시장에서 한국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키고 있다.

LS전선은 지난 4월 파격적인 향후 미래 포트폴리오를 제시해 다시 한번 업계를 놀라게 했다. 향후 3년간 10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친환경 제품의 비율을 현재의 55%에서 2011년에는 90%까지 확대한다는 `그린비즈니스 R&D전략'을 발표한 것이다.

이 전략에 따라 LS선전은 법적 규제 대응 제품, 가치제고 애플리케이션, 친환경 비즈니스 솔루션 등 3개 영역으로 사업을 분류, ERP시스템을 통해 선대응 개발 체계를 구축키로 했다.

LS전선은 우선 유해물질사용제한지침(RoHS)과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 등 유해물질 사용에 대한 글로벌 법적 규제에 대비해 사전 모니터링을 도입, 이를 제품과 기술개발 로드맵에 반영키로 했다. 특히 납, 카드뮴, 수은, 6가크롬, 브롬계 난연재를 함유하지 않은 제품과 할로겐 프리 케이블 등을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유럽과 북미지역을 대상으로 지난해 비할로겐 고내열 전자기기용 열수축 튜브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수년 후를 대비한 기술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친환경 비즈니스 솔루션의 혁명, 100년의 먹거리를 찾아서=LS전선은 미래 성장동력이 될 `친환경 비즈니스 솔루션' 기술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능형 송전 운영 솔루션과 초전도 케이블 등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해주는 스마트그리드 솔루션, 친환경 자동차용 부품, 풍력발전용 케이블 및 운영시스템 등 녹색 에너지 솔루션을 양축으로 공격적인 R&D투자를 펼치고 있다.

이미 10년 전부터 송배전 선로의 효율적인 운영시스템을 연구해 온 LS전선은 실시간 송전운영시스템과 부분방전 원격진단시스템, 케이블 냉각 시스템 외에 스마트그리드를 구현할 수 있는 통신 네트워크 솔루션인 FTTH, 전력선 통신 등을 독자 개발했다.

LS전선이 준비하는 또 다른 차세대 먹거리는 미래자동차 부품이다. 자동차의 각종 부품을 이어주는 고전압 케이블과 커넥터를 중심으로 현재 2차전지를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급속 충전기를 개발 중에 있다. 7월 출시된 현대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LS전선의 고전압 케이블과 커넥터가 장착됐으며, 해외 주요 자동차 제조사 업체들과도 협상이 진행중이다.

일반 자동차는 12V급 배터리가 사용되는 데 반해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자동차, 연료전지 자동차는 30V이상의 높은 전압과 수백 암페어의 대전류가 필요하다. 때문에 전원장치와 인버터, 모터 등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높은 열을 견딜 수 있는 고전압의 케이블과 커넥터가 필요하다.

LS전선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고전압 커넥터는 링터미널을 사용할 때보다 조립시 작업성이 우수하고 전기적 안정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부식 방지와 방수기능 등 내구성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대와 공동으로 연구개발한 전자기 노이즈 측정 평가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에 별도의 노이즈 방지용 부품을 장착할 필요가 없다.

고전압 케이블 커넥터는 향후 자동차뿐만 아니라 산업용 중장비, 선박, 플랜트 등 고전압ㆍ대전류의 제품이 필요한 다양한 분야로 사용이 확대될 전망이다.

◇바다를 잇는 해저케이블, 토종기업으로는 최초로 개발=세계 해저케이블은 프랑스 넥상스, 이탈리아 프리즈미안, 스위스 ABB 등 해외 기업들이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기술진입장벽이 높고, 해외 기업들의 카르텔 형성으로 후발 기업의 진입자체가 금기시되는 독점 시장이다.

수십년간 한국 지역 여러 곳에 해저케이블이 깔릴 때에도 해외 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자칫 케이블에 하자가 생겨도 원천기술을 확보한 해외 기업을 모셔오는 상황이 지속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LS전선이 오랜 기술개발과 시행착오 끝에 해저케이블 국산화에 성공, 국내 첫 해저케이블 양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4월 착공한 LS전선 동해공장은 인근 약 24만8000㎡ 부지에 1800억원을 투자해 해저케이블 양산을 시작했다. 제주∼진도 전력먕 연계 프로젝트를 통해 엔지니어링과 시공기술을 내재화해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 세계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LS전선은 2013년까지 500㎸급 해저케이블, 전력과 통신 외에 가스, 물까지 운반하는 엄빌리컬(Umbilical) 케이블 등 신제품 개발에도 적극 뛰어들어 세계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유럽 전선회사에 도전장을 내민다는 전략이다.

LS전선의 동해공장은 해저케이블과 산업용 특수케이블의 허브기지로 이후에도 다양한 설비투자를 보강, 2015년 전세계 케이블 시장 1위를 목표로 세운 LS전선의 전진기지이자 생산 메카로 자리잡고 있다. 제주∼완도를 잇는 해저케이블은 4개의의 케이블선과 2개의 광케이블을 생산, 총 6개의 선이 들어간다.

손종호 LS전선 사장은 "1조5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세계 해저 전력망 사업에서 LS전선이 한국을 대표하는 해저케이블 생산 기업으로 세계 글로벌 기업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프랑스의 넥상스, 이탈리아의 프리즈미안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원천기술, 제품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