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패스 단말기ㆍ인터넷 전화기ㆍ조명 진출
B2B기업 이미지 벗고 B2C기업으로 변신중

LS전선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전선을 만들어 판매하는 전형적인 B2B 기업에서 하이패스 단말기, LED 조명 기구 등 B2C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LS전선 관계자는 'LS그룹에서 LS는 `리딩 솔루션(Leading Solution)`이라는 의미로 전형적인 B2B 기업 이미지를 담고 있다'면서 '최근 공격적인 광고와 판촉전을 벌이는 등 이제는 기존 그룹 문화를 넘어서는 변신을 시도 중'이라고 말했다.

LS전선은 최근 창사 이래 최초로 프로덕트 매니저(PM)를 영입했다. 마케팅 분야를 총괄하는 PM은 소비재 기업에는 흔하지만 기업 영업 중심인 B2B 기업에는 드물다. 전문 디자인업체의 조력을 받는 등 디자인 역량도 대폭 강화했다.

LS전선은 지난 9월부터 라디오 광고를 시작했다. 또 옥션, 지마켓, 인터파크 등 온라인 쇼핑몰에 배너광고를 내면서 젊은 구매층을 끌어들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LS전선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광고를 낸 것도 창사 이래 처음이다.

지난 추석에는 임직원들이 휴게소에 직접 나가 하이패스 단말기 설치를 도와주고 신청서를 접수해 주는 기동대를 운영했다. 롯데카드 사용 후 남는 포인트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구매 방식도 새로 도입했다.

LS전선이 소비재 사업으로 눈을 돌린 것은 올 초 손종호 사장이 부임하면서부터다. 손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구자열 회장을 찾아가 '지금 전선사업을 잘하고 있지만 10년, 20년 후까지는 알 수 없다'면서 '신성장동력으로 소비재 사업 중 잘할 수 있는 것을 발굴해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에 구자열 회장은 '좋은 생각이고 적극적으로 돕겠다'며 맞장구를 쳤다는 후문이다.

2003년 LG그룹에서 독립해 LS의 일원이 된 LS전선은 그동안 전선사업이란 한우물만 파왔다. 2008년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까지 매출액 3조원 중 전력선 70%, 통신선 20%, 산업기기용 케이블 10% 등 모든 사업이 전선에만 집중돼 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 하이패스 단말기와 LED 조명기구 등을 공격적으로 출시하면서 소비재 사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는 양상이다.

LS전선이 출시한 LED 스탠드는 전력 소모량이 백열등의 8분의 1, 형광등의 2분의 1에 불과한 고효율 제품이다. 하이패스 단말기인 `이웨이큐비`는 전원 대기모드 방식을 적용해 전력 소모량을 대폭 줄여 별도 전원 연결이 필요없다는 게 장점이다. LS전선은 또 전화 서비스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VoIP폰(인터넷을 이용한 유무선 전화단말기)도 출시했다.

LS전선 관계자는 'LS그룹 재계 순위는 15위권이지만 B2B 기업 한계로 브랜드 인지도는 이에 미치지 못한다'면서 '앞으로 소비재 마케팅 활동을 통해 그룹 인지도도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