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분가 6년만에 계열사 5개→39개로

M&A통해 초고속 성장매출액 2.5배로 늘어

삼형제의 출가는 6년 만에 대박으로 돌아왔다. 구태회, 구평회, 구두회 등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세 동생은 6년 전인 2003년 11월, LG그룹에서 전선과 도시가스 등 업종만 따로 떼어내 분리ㆍ독립했다. LG전선과 LG니꼬동제련, LG칼텍스가스, 극동도시가스 등 4개사가 먼저 나왔고, 곧이어 LG산전 지분을 인수해 LG전선그룹(LS그룹의 옛 이름)이 태동하게 된다. 11일은 LG전선그룹과 LG그룹이 분리된 날. LS그룹 임직원들은 창립기념일인 이날 꿀맛 같은 휴식을 즐겼다. 그룹 시절 LG전선 계열사들은 전자와 화학 위주 LG그룹에서 안정적 수익을 거뒀지만 주요 역점 사업은 아니었다. 계열 분리를 택한 당시 LG전선은 역발상식 투자와 국외 진출, 활발한 기업 인수ㆍ합병(M&A)을 통해 사세를 크게 늘렸다. LS그룹이란 이름은 2005년 1월부터 달았다. 그룹 이름은 `Leading Solution`의 약자로 솔루션 사업의 리딩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장영호 LS전선 상무는 "LG그룹 시절 전선 부문이 내수 위주의 소극적 전략을 폈다면 분리 이후에는 공격적이고 도전적으로 변했다"며 "분리 이후 불리한 경제 여건과 `이제는 우리끼리 먹고살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오히려 성공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LS그룹은 2005년 `개명` 이후 LS전선, LS산전, LS니꼬동제련, 가온전선, E1, 예스코 등 전선ㆍ에너지 전문 그룹으로 사업을 유지해 오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39개 계열사(상장사 7개)를 거느린 재계 15위 그룹사로 성장했다. 2003년 당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조3500억원과 348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를 각각 19조1500억원과 1조2050억원으로 키워놓았다. LS그룹의 고속 성장은 2세대 오너일가의 추진력과 화합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구자홍 LS그룹 회장을 비롯한 구자열 LS전선 회장, 구자엽 LS산전 회장 등 2세대들은 과감한 투자와 점진적인 사세 확장으로 그룹을 이끌었다. LS그룹은 지난해 경제위기를 기회 삼아 알짜 M&A 매물을 연이어 인수했다. 지난해 미국의 전선회사 슈피리어에식스(SPSX)를 9000억원에 인수한 것은 `빅딜`에 속할 정도. 대부분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대 중소형 매물이었다. 지난 9월 중국 융딩그룹에서 전력선 전문 제조업체인 훙치전기를 약 200억원에 인수했다. LS산전은 공장자동화 서보 전문 기업인 메트로닉스를 인수했고 독일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스와 합작으로 LS파워세미텍을 설립해 전력용 반도체 사업을 확대했다. 지난 3월에는 PLT(전력선 통신기술)와 발광다이오드(LED) 사업 원천기술을 보유한 플레넷을 38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LS그룹의 기업 인수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스몰 M&A가 관심이다. 갖고 있는 현금도 많다. LS그룹은 그린 비즈니스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LED 조명과 하이패스 단말기 등 제품을 개발해 내놓는 등 소비자를 직접 겨냥하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LS전선은 19개국 60여 개 거점을 중심으로 국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해저 케이블과 초전도 케이블, 풍력발전용 케이블, 미래 자동차용 부품, 전력 IT 등 그린 비즈니스 사업을 적극 육성해 신성장동력을 확충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