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임태희 노동 “효력 문제 없어 고시 강행”
ㆍ양대 노총 “법적 대응 · 총력 투쟁” 선언

정부가 지난 1일 새벽에 처리된 근로면제심의위(근면위)의 타임오프(유급 인정 노조활동) 한도 결정에 대해 “효력에 문제가 없다”며 고시를 강행키로 했다. 복수노조도 타임오프 한도 내에서 운영하고, 정치활동·파업준비 등을 위한 노조 전임자의 상급단체 활동은 유급 처리할 수 없도록 했다. 양대 노총은 “법정 의결 시한을 넘긴 무효 결정”이라며 법적 대응과 총력투쟁을 선언, 노·정 간 정면충돌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임태희 노동부 장관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의결에 법적 문제가 없어 고시를 할 것”이라며 “제도 시행 후 노사 간 이면합의로 타임오프 한도 외의 (유급) 전임활동을 보장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장관은 복수노조 허용 시 타임오프 적용 방식과 관련, “복수노조가 시행되더라도 타임오프 한도에서 나눠 써야 하는 것이 개정 노조법의 취지”라고 밝혔다. 단위 사업장 내 개별 노조의 조합원 규모에 따라 별도의 타임오프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단위 사업장의 총조합원 수를 기준으로 타임오프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 장관은 상급단체로 파견된 노조 전임자의 유급활동 인정 여부와 관련, “개별 사업장에서 건강한 노조관계의 연장선상에서 상급단체 활동은 타임오프의 근본 취지에 벗어나지 않는다”며 “하지만 온전히 상급단체에서 활동하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등 상급단체에서 파업준비, 정치활동 등을 하는 노조 전임자의 활동에 대해서는 유급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해석한 것이다.

양대 노총은 이에 대해 법적 대응과 함께 “근면위 결정 백지화”를 내걸고 공동 투쟁키로 했다. 민주노총은 타임오프 한도 의결과 노동부 고시에 대해서는 행정소송과 헌법소원을 제기할 예정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성명을 내고 “안건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인 공지, 토론도 없이 표결을 강행했고 노동계 위원들의 신체를 (노동부 관계자들이) 구속해 표결을 방해했다”며 “심각한 절차적 하자를 안고 있는 이 의결은 무효”라고 밝혔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2선 지도부를 구축하고 구속을 각오하는 총력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며 한국노총에 공동 투쟁에 나설 것을 공식 제안했다. 민주노총은 12일 철도노조의 전면파업과 함께 ‘타임오프 노조탄압 분쇄 및 노조법 전면 재개정’을 위한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금융노조 산하 34개 지부장과 조합원 150여명은 이날 오후 5시 한국노총 7층 임원실에서 “타임오프 협상 및 투쟁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집행부의 총사퇴”를 요구하며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정승희 한국노총 부대변인은 “이번 의결에 대해 민주노총과 공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4일 중앙집행위원회를 통해 조직적 대응방안을 구체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