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락 지부장을 포함해 경기 광명시 소하동에 있는 기아자동차 노조 전임자 20명은 1일 정상 출근했다. 회사는 이날 김 지부장을 포함한 기아차 노조 전임자 136명은 물론, 교육위원 등 비전임자까지 모두 204명을 대상으로 1년짜리 무급휴직 인사발령을 냈다. 노조 사무실의 텔레비전 케이블도 끊고 조합에 제공하던 차량 27대의 보험계약도 모두 해지했다. 전임자 대폭 축소를 요구하던 회사는 1일 시행된 유급 노조활동 시간(타임오프) 한도 제도에 따른 그동안의 단체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이날부터 모든 노조 전임자의 지위를 인정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회사의 이번 인사발령은 단체협약 위반”이라며 “오는 16일까지 내부 투쟁동력을 끌어모은 뒤 전면파업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일 타임오프 제도가 본격 시행에 들어갔으나 노동 현장에선 여전히 갈등과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정부 눈치보기와 함께 유리한 협상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버티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문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정책국장은 “노사가 의견 접근을 이루거나 합의를 약속하고도 노동부의 부당 간섭으로 인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갈등과 대립이 악순환되고 있다”며 “전체 민주노총 사업장 가운데 타임오프에 따른 새 단협을 맺고 시행에 들어간 곳은 몇 곳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의 경우, 이날 현재 102개 교섭 대상 사업장 가운데 노사가 공식 합의한 곳은 한 곳도 없는 상태다. 노조 쪽은 사용자들이 ‘먼저 교섭해 타결하면 (노동부 등 관계기관에) 찍힌다. 다른 곳 교섭상황을 보면서 하자’거나 ‘7월1일 타임오프 제도가 시행되면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로 노조를 압박할 수 있으므로 유리한 상황에서 교섭을 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