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은 다시 돌아가야 한다'

 폴리에스테르 원사를 생산해왔던 (주)금강화섬 노동자들의 공장재가동과 고용안정을 촉구하는 투쟁이 지난 25일로 1년이 됐다.

 지난 2002년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화의에서 벗어났던 금강화섬은 지난해 3월25일 경영난으로 이유로 문을 닫고, 7월 폐업 이후 공장용지와 건물 및 설비에 대해 경매 절차에 들어갔다.

 이런 바람에 일터를 잃어버린 노동자들이 서울과 공장이 있는 경북 구미를 오가며 기약 없는 투쟁을 계속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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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화섬업계의 메카’로 불렸던 구미공단 화섬업계에 불어 닥친 구조조정 바람 속에서 금강화섬 노동자들은 지난 1년간 꾸준하게 공장재가동과 제조업 공동화 저지를 외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뾰족한 돌파구는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4월 회사가 정리해고를 통보하자 이에 반발하며 처음 뜻을 같이 했던 조합원 330명도 지난 1년 간 투쟁을 전개하면서 생계위협으로 인해 하나 둘 떨어져 이제는 162명만 남았다. 상급단체인 화섬연맹이 금강화섬노조 조합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재정사업을 통한 투쟁기금 마련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상태다. 실업급여 수급이 끝나 개인파산에 이른 조합원도 발생했다.

 하지만 공장 곳곳에는 널려 있는 ‘공장은 다시 돌아가야 한다’ ‘국민혈세로 살려낸 공장 경영, 부실로 만든 주범을 구속하자’라는 집회 용품이 이들의 ‘투쟁’이 중단될 수 없다는 것을 대변해주고 있다. 연간 매출액 1천5백억원의 금강화섬이 가동을 중단하면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침과 동시에 화섬업종의 제조업 공동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금강화섬 구미공장을 인수하려는 의지를 내비친 곳도 여러 군데 있었지만 공장을 재가동하기 위한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최근 자동차부품업체인 경한인더스트리가 생산 설비에 대한 ‘매각 및 해외이전’을 위해 금강화섬을 인수했으나 노조가 공장재가동을 요구하자 낙찰결정 취소소송을 내기도 했다. 경북 칠곡에 위치한 (주)윈스타는 공장 인수 의사를 밝히며 노조에게 접근했지만 노조측에서 ‘노조를 인정해달라’고 하자 소리소문 없이 노조와 연락을 끊기도 했다.

 이 때문에 노조는 새로운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기약 없는 투쟁을 계속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그러나 구미공장을 떠나면 딱히 갈 만한 곳이 없다는 조합원들은 직장에서 다시 일을 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