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이 관련 업체를 인수하면서 추진했던 2차전지 음극재 사업에서 6년만에 손을 떼기로 했다. 그간 신규 자금을 수혈하는 등 지원을 했지만 별 성과가 없었다.

1일 IB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LS(006260)(116,500원 0 0.00%)그룹 계열 LS엠트론은 2차전지 음극재 사업부의 자산과 인력, 총 35억원에 포스코 계열 포스코켐텍에 매각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달 15일 잔금 31억2000만원 지급을 끝으로 계약이 매듭지어진다.

LS그룹은 지난 2004년 8월 당시 핵심 계열사이던 LG전선이 27억원을 들여 카보닉스라는 2차전지 음극재 개발업체 지분 66.7%를 인수하고 음극재 사업에 뛰어 들었다. 당시 폴리머스위치 및 전지용 전해동박과 함께 음극재를 묶어 2차전지 소재 시장에 본격 진입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카보닉스는 기술개발에만 매진, 매년 적자를 내왔으나 2차전지 음극재의 성장성을 고려해 결정한 투자였다. LG전선은 당시 "카보닉스는 음극재를 자체 개발해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업체로 고용량 리튬이온 배터리용 음극재 양산화에 성공했다"고 신사업에 대한 들뜬 마음을 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카보닉스는 그룹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2004년말 LG전선 등이 14억원의 신규 자금을 집어 넣고, 기술개발 등에 고삐를 죘지만 2007년에 들어서는 되레 결손을 보전하기 위해 80% 감자까지 진행해야 했다.

이후 LG전선 등은 재차 41억원을 투입했다. 2009년 1월에도 24억원이 들어갔다. LG전선에 인수된 뒤 LS그룹으로의 계열분리와 함께 최대주주가 LS엠트론으로 바뀌었는 데 이 두 회사에서 자금 수혈과 타 지분 취득으로 들어간 돈만 대략 100억원 가까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역시 성과는 미미했다.

2009년 1월의 자금 지원은 사실상 마지막이었다. 카보닉스는 2008년 결산시 다양한 매출처 확보를 통해 2008년 35억원에 그쳤던 매출을 2009년엔 73억원으로 두 배 넘게 끌어 올리고 올해엔 297억원으로 차원을 달리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은 고작 4억5500만원, 영업손실은 16억6000만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재차 받아 들어야 했다. 지분 97%를 보유한 엘에스엠트론 장부상 가치도 제로가 됐다. 이에 따라 2008년 결산시 필요할 것으로 추정됐던 23억원의 유상증자도 물건너갔고, 결국 지난 7월 LS엠트론으로 사업부가 넘어가고 회사는 청산 절차를 밟는 비운을 맞게 됐다.

현재 2차전지용 음극재는 히타치화학과 JFE, 일본 카본 등 일본 업체가 장악하고 국내에서는 거의 생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들어 한화케미칼(009830)(26,850원 0 0.00%)이 음극재 시장에 뛰어들었고 포스코켐텍(003670)(110,000원 0 0.00%) 역시 새로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일본업체의 장벽을 뚫고 LS그룹이 밟았던 전철에서 벗어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편 LS그룹 관계자는 "음극재 사업만 접은 것일뿐 전지박 등 기존의 2차전지 소재 사업은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